2013년1월9일 수요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

2013. 1. 7. 오전 8:41:46

글자
복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45-52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45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46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47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48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4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50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51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52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오늘의 묵상
어릴 때의 일입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볼일이 마려우면 화장실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척 고민했습니다. 화장실이 마당 한쪽 구석에 있어서 겁이 났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어머니를 깨웠습니다. 어머니는 함께 일어나 화장실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고, 때로는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어머니를 깨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저를 보호해 주는 어머니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어머니와 같은 분이십니다. 살다 보면 험난할 때도 있고, 칠흑 같은 어둠의 시기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당장 절박한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돈, 연줄 등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주고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분, 어두운 밤에 화장실을 다녀오도록 용기를 주는 어머니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의 인생길을 보살펴 주시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제자들이 밤에 호수를 건너다가 풍랑으로 말미암아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노를 젓는 기술이나 호수의 특성에 대한 지식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예수님과 동행하고 있다는 의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의식이 없었으므로 예수님을 보고서도 유령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길에서 거센 풍랑을 만났을 때 어느새 우리 곁에 나타나시는 그분을, 그분의 동행을 의식합시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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