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31일 연중 제17주간 토요일[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복음

2010. 7. 30. 오전 11:35:58

글자
복음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

♣ 마태오 복음 14,1-12

1 그때에 헤로데 영주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2 시종들에게, “그 사람은 세례자 요한이다. 그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였다.
3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붙잡아 묶어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4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기 때문이다.
5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그들이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6 그런데 마침 헤로데가 생일을 맞이하자, 헤로디아의 딸이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그를 즐겁게 해 주었다.

7 그래서 헤로데는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며 약속하였다.
8 그러자 소녀는 자기 어머니가 부추기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이리 가져다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9 임금은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어서 그렇게 해 주라고 명령하고,

10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11 그리고 그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게 하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가져갔다.
12 요한의 제자들은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장사 지내고,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

오늘의 묵상
대체로 사람들은 공권력(국가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거나 무기력해집니다. 반대로, 공권력은 권력의 눈밖에 난 사람들이나 힘없는 백성에게는 한없이 강해집니다. 어떤 사람이 국가 권력에 대항하면, 국가 기관 모독죄로 몰아세웁니다. 만일 종교인들이 잘못된 공권력에 대항하면, 정치와 종교가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는데 종교가 정치에 관여한다고 하면서, 파렴치한 종교인으로 몰아세워 세상의 우스개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 때문에 오늘날 몇몇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담보로 정치 권력과 결탁하려는 것을 가끔씩 봅니다. 그들에게는 종교적 신념(신앙) 등이 이미 자신들의 안위를 유지하려는 수단에 다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에게 순교 정신은 공염불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진리와 진실을 위해서 과감하게 국가 최고 권력에 대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공권력에 맞서 싸우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에 수많은 교우가 국가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에 신앙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 맡겼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어떻습니까? 공권력으로 진리가 거짓으로, 거짓이 진리로 왜곡되는 현실 앞에 그저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세상 끝까지 나아가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라는 사명을 받은 사람들은 그 일로 죽임을 당할지라도, 세상의 권력이나 반대 세력에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의 예언자적 사명을 부여받은 우리는 어떠한 권력이나 반대 세력의 박해에 떳떳하게 맞서야 합니다.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주님께 의탁하는 굳건한 믿음을 가질 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모든 일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     *     *     *     *
 
인과응보
 
◆헤로데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결혼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세례자 요한이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여러 차례 간하자, 그 말을 듣기 싫어한 헤로데는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그러던 차 아내의 계략에 말려들어 요한을 죽이게 되었다. 요한은 백성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요한을 아내의 간교한 수작에 넘어가 죽였으니 꿈에도 여러 번 나타나 헤로데를 무섭게 했을 것이다. 그러니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는,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죽었던 요한이 살아난 것이라며 떨고 있는 것이다.
헤로데는 전처의 아버지가 복수를 위해 벌인 전쟁에서 참패했다. 항간에 떠돌던 소문에 의하면 헤로데의 패전은 그가 세례자 요한을 무고하게 처형한 데 대한 하느님의 벌이라고 한다. 그 후에도 헤로데는 가지고 있던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자신이 다스리던 영토에서 추방되어 불행한 말년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일순간의 안락과 영달을 위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백성들의 비판에 귀를 막는 헤로데보다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요한의 삶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삶의 모습이다. 요한은 예수님의 삶을 살며 그분의 길을 준비한 사람이지 않던가 ? 그러한 삶의 결과가 영원한 생명임을 예수님 친히 보여주었다.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발견’ 하고 ‘활동 안에서 관상’ 을 추구했던 이냐시오 성인의 삶은 인과응보의 밝은 면을 보여준다.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남천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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