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사] 보일러

2001. 2. 10. 오전 1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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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따끈따끈하던 피정집에서 열흘동안 지내다 신학원에 오니 한기가 바로 느껴졌다. 그래서 왜 피정집들이 겨울에 난방비를 따로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만 했다. 그렇다고 우리 신학원 보일러가 나쁜 건 아니지만...

 

 

 

오늘 아침 일이다. 5시반에 괘종시계가 울려서 깼다. 나는 한번 잠을 자면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들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뒤척거리지 않고 곤히 잘 잔다. 하지만 지난밤은 유난히 한기가 느껴져서 뒤척거렸다. 잠에서 깬 나는 냉바닥에 누워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그래서 속으로 ’아! 내가 너무나 따듯한 곳에 있다가 와서 적응이 안되서 그럴 거야!’라고 생각하고는 나의 일과를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있던 3층 전체에 밤새도록 보일러가 안 돌아간 것이었다. 이유는 피정에서 다녀온 수사님들을 따듯하게 해준다는 생각에 보일러 담당 수사님이 벨브를 열어놓는다는 것이 오히려 잠가버렸던 것이었다. 오히려 그 수사님의 배려에 따듯함이 느껴졌다. 같은 현상을 두고 벌어진 상반된 해석이 참 재밌지 않은가! 세상 속에 수많이 벌어지고 있을 이런 여러 상반된 해석들 속에 따듯함이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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