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두 오빠가 좋다!

2000. 9. 29. 오후 2:46:58

글자

불행스럽게도(?) 친오빠가 없어서 어릴적부터 오빠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었다. 그때 제게 영향을 준 책들이 <점프 트리 A+>와 <늘푸른 이야기>, <다락방에 핀 꽃들(제목이 맞나?)> 따위였는데... <경고 : 이런 책...(특히 만화!) 남자친구없는 애들한테는 독이다, 독!!!>

’순진무구’ ’천진난만’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었던 중딩시절, 그토록 허구성짙은 책들을 탐독하며 오빠가 없음을 부모님께 원망하곤 했더랬다. 그러나 단지 저에겐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했을 뿐...

 

나의 주변에 널린 것은 꽃미남에 다정다감하며 스포츠만능, 성적우수, 외모수려...등의 오빠로서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을 가진 자가 아닌, 툭하면 동생 개패듯패고(어릴적에 정말 소름끼치는 남매간의 활극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그일이 지금껏 내 머릿속에 충격으로 남아있다. 오빠넘이 동생을 때리는데 그냥 치고박고 하는게 아니라 유도, 검도, 태권도, 역도, 레슬링, 축구, 야구..등의 온갖 스포츠를 망라한 다양한 동작과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었다... 그넘을 올림픽에 내놓으면 혼자서 금메달 10개 정도는 딸거다.), 맛난것이 있으면 아들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엄마를 구워삶아 저혼자 날름 먹어버리기 일수이며, 동생을 마치 몸종부리듯이 부리는-라면끓여와! 내 운동화 빨아놔! 설겆이해! 내방 청소도 해!...-등의 악랄한 행위를 눈하나 깜짝않고 해대는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인간들이 다반사였다.

 

그 덕분에 오빠에 대한 환상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 후유증으로 언니들에게 더 집착하게 되었다. (언니들 넘 조아~)

아직도 가끔은 오빠들한테 톡톡쏘거나 괜히 얄미워보여서 쓸데없이 미워하거나 그러는 일이 있다. 전혀 몰랐다고? 훗- 나에 대해 알려면 아직 멀었어~      

다시 태어날때는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남자’라고 서슴없이 대답하던 때가 있었는데 글쎄 지금은...

 

사실’오빠’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는 가족을 떠올릴때 느껴지는 따뜻한 그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여태껏 내가 ’오빠’에 대한 험담만 늘어놓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듯이 나도 실은 그렇다. 오빠들이 좋다. 특히 레지오 오빠들~

 

# 참고 : 여기서 언급한 ’오빠’의 연령은 전 꼬미슘단장님이신 박종오님의 아랫기수부터 38기 까지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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