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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9. 28. 오전 1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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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오늘 학교가는 길에 전철안에서 내가 많이 존경했던 선배의 얼굴을 봤다.

새내기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사실 1학년 1학기가 끝날때까지 학교가 서울에 있는줄알았다.) 학교 다니기 싫어서 맨날 땡땡이 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선배는 당시 총학생회장이었고, 그 선배와 부총이었던 선배를 통해 많은 새로운 것들에 대한 대안을 바라보는 눈을 배웠다. 참 많이 의지했던 것같다..

같이 밤을 새며 대자보를 쓰고, 자료를 만들고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 만난 선배의 얼굴에서는 예전에 토론하고, 학습할때 느낄수 있었던 힘을 느낄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인줄알았다... 5분정도 한참을 쳐다보니 그제서야 확신이 섰다.. ’맞구나’라는...

하지만 인사를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지도 않았다...

그냥 보고있기에도 막연한 거리가 느껴진다..

내가 보고싶었던 선배의 모습이 아니어서일까?

사회운동을 하며 열심히 살길 바라고있었는데, 들려오는 소문처럼 직장인이었나보다...

자리에 앉아 피곤에 못이겨 졸고있는 선배의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만있었다...

 

역시 이나라 이땅은 설자리가 참 좁나보다..

그렇게 밝고, 희망차고, 영리한 사람이 출근길 졸음을 참지 못하는 피곤에 지친 일상인이 된걸보면,,

사회운동을 하고 살기란 무척이나 힘들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안타깝다..

속상하군.

내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그 선배가 안다면 그 역시 속상한 일이겠지만.......

어디선가 나를 보고 실망하는 후배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나를 바꿨다는 변명밖엔...........해줄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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