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2000. 5. 18. 오후 4: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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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제가부터 저는 행복이 TV 드라마나 CF 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이제는 거울에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인답니다.

 

많은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도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새 내앞에 와 어서 집에 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속속 개봉되고 읽어 보고 따라 하라는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

 

얼마 안있으면 그의 생일이 찾아 옵니다. 그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참 예뻐 보입니다.

 

언제나 나를 떠올릴 수 있게 메모와 지갑을 겸할수 있는 다이어리 수첩을 사줘볼까하며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도 행복하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면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렇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수 있을때

 

문득문득 불안해지고는 합니다.

사랑하면 안되는데 또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버스가 너무 빨리 와 어쩔수 없이 일찍 들어간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 전화기만 만지작 만지작 쳐다보고 있으면 안되는데.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게 되면 안되는데.

읽을 만한거라고는 선물 받았던 책 밤새도록 뒤적이며 울고 또 울게 되면 안되는데.

 

입을맞추고 싶다가도 손만 잡고 말아버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일 선물 하나 고르는데 몇 날을 고민하는

이번에 또 잘못되더라도 기억 속에 안 남을 선물을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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