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국민의 제1조건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단결하고 희생을 감수한다"는 정신이다.
적이 핵무기를 개발했는데도 상대방 정부와 국민들이 "우리도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적이 자국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네 번이나 공격했는데도 적의 책임자를 암살해야 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못하는 나라도 한국 뿐이다.
한국의 이러한 이상하고 변태적인 문화는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한민족은 신라의 통일전쟁 이후 1300년간 단 한번도 타국에 대한 전쟁을 결심한 적 없다. 이 또한 전세계에 유일무이할 것이다.
조선조는 사대주의를 외교와 국방의 기본으로 삼았다. 자주국방을 포기하고 안보를 대국에 의탁한 것이다. 국가 공동체의 생존문제를 외국에 맡기는 지배층과 국민들은 반드시 병적인 생리와 행태를 보인다. 말장난에 능한 문관이 무관을 억누르며 정권을 좌지우지하다보니 나라가 실용정신을 잃고 문약하게 된 것이다. 전쟁과 군사가 무조건 악이 된 것이다. 여기에 또 식민지 체질이 더해졌다. 이처럼 우리는 안보무임승차 풍조의 역사가 1392년 이후 60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렸음에도 사대주의적 근성은 지금도 여전하다. 문화의 놀라운 생존력인 것이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생명줄이지만 한국인을 무책임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정치인과 국민들이 국방을 미국에 맡기고 정쟁과 웰빙에 탐닉하게 만들었고 종북좌익 세력들의 끈질긴 '위선적 평화론'이 안보의 기반인 피아식별 기능을 마비시키고 상무정신을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국군이 6.25 남침 전쟁을 거쳐 60만 대군이 되었지만 이런 전략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강건함을 잃고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서 국가와 군 지휘부가 보여준 비굴한 모습은 한민족의 골수에 사무친 사대주의적 노예근성의 필연적 발로라고 봐야 할 것이다.
건국의 아버지인 이승만과 부국강병의 건설자 박정희가 사대주의적 전략문화를 혁파할 수 있는 청신한 분위기를 고취시켰으나 문화와 민족성을 바꾸는 데는 더 긴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민주화 운동은 군사문화에 대한 무조건적 매도를 속성으로 했다.
이 운동 지도자들은 거의가 반군적 성향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정권을 잡고 북한의 무장집단과 대결한 결과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런 풍토에서는 "우리도 핵개발을 해야 한다" "북의 핵시설을 폭격해야 한다"는 당연한 말들이 과격한 말로 치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위적 핵무장론'은 이런 변태적인 전략문화를 혁파하고 국민들을 각성시켜 일류국민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류국민의 제1조건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단결하고 희생을 감수한다"는 정신이다. 한국의 핵무장은 민족성의 일부가 된 사대주의 노예근성과 문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핵무장이 조국 선진화의 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핵무장론은 우리도 핵무장을 하지 않으면 북한의 핵무기를 철폐할 방법이 없다는 단순한 그러나 준엄한 현실에서 나온 것이다. 핵이 없는 나라가 핵을 보유한 적국의 핵을 빼앗을 수 있는 수단은 없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그동안 이처럼 말도 안 되는 허상을 위해 북한과 수십 년 동안 당초부터 말이 되지 않는 협상을 벌여온 것이다. 한국의 핵무장론은 북한의 핵을 제거하기 위한 궁극적 수단이 무엇인가에 관한 현실적 인식의 결과이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