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하실 때 참고하시라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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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길 성당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바닷가쪽으로 난 덧문밖으로 길고 넓은 솔숲이 있습니다.
수업이 빈 시간에는 하루에 한두차례 이 솔숲 오솔길을 산책합니다.
이따금씩 운동삼아 나온 동네 아주머니들이 지나다니긴 하지만,
대체로 인적 드문 아늑한 길이어서 이곳을 걸으며 묵상하고 또 노래하곤 합니다.
주일미사 성가 선곡도 이 곳에서 하고,
화답송 묵상도 이 곳에서 합니다.
어떤 땐 가톨릭 성가집을 1번부터 시간되는대로 죽 훑어가며 노래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땐 사순노래를 부르며 혼자 눈물을 적시기도 합니다.
요즘은 ..
이 솔숲길이 반포4동 성당입니다.
솔숲길을 따라 Gaudeamus를 부르며 입장 연습을 하고,
제법 무대처럼 생긴 넓직한 공터에 서선
연주회를 하듯 Pater, Christus, Ave verum....
퇴장 연습까지 이곳에서 합니다.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혼자만의 노래이지만,
솔숲속 풀벌레들, 나뭇잎들, 흘러가는 솔바람이 저의 관객이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매일 매일의 제 노래를 어여삐 즐겨 들으셨으리라 확신합니다.
아마 어쩌면
모두들 저와 비슷한 모습으로 연주회 준비를 하고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어쩌면 ..
하느님께서는 이미 충분히 우리의 애틋한 공연을 다 즐겨 들으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내일 어떤 연주를 하든
이미 지난 몇 달의 연습이 그분께는 충분히 아름다운 공연이었을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부족한 제가..
여러분들과 같이 연주회까지 하게 된 것이
생각할수록 이 여정이 꿈처럼 아득하기만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또 감사롭습니다.
주님..
내일 숨막히는 그 긴장의 순간에도 저희와 함께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