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편지 - 물망초

2008. 6. 4. 오후 1:34:36

글자
1152호(2008.06.03)
 


  
* <달나라의 장난> -김수영-
 
 
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 번 팽이를 돌려 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都會)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小說)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生活)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 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餘裕)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별세계(別世界)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 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機) 벽화(壁畵)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運命)과

사명(使命)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放心)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記憶)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 년 전의 성인(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 <나중에 커서> -정호승-
 
 
‘피아노로 시끄러운 소음밖에 내지 못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감동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고 피아노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이 피아노라면 누구나 가장 연주하고 싶고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연주하고 싶을 것이다.
 
저 또한 인생이라는 피아노를 잘 연주하기 위해서는
 
제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곡을 연주해야 한다.
 
인생이라는 저의 피아노가 소음밖에 낼 수 없다면,
 
그것은 피아노한테 잘못이 있는게 아니라
 
연주자인 저한테 잘못이 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김요한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질문을 하였다.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
 
첫 번째 아이가 대답하였다.
 
‘돈을 많이 벌어서 큰 부자가 되겠습니다.’
 
두 번 째 아이가 대답하였다.
 
‘장군이 되어서 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세 번 째 아이가 대답하였다.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구석에 앉아 다른 친구들의 말만 듣고 있던
 
아이에게 선생님이 물었다.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
 
그러자 그 아이가 대답했다.
 
 
 
‘저는 아버지가 하는 일을 하겠습니다.’
 
선생님은 의아해서 다시 물었다.
 
‘아버지가 무슨 일 하시는데?’
 
그러자 아이는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아버지는 종 치는 일을 하십니다.
 
그 종소리에 사람들이 깨어나고 또 기도드립니다.
 
저는 아버지를 따라 종 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 <호기심>
 
 

어떤 사람이 정신병원 주위에 있는
 
큰 나무울타리를 지나가는데

울타리 안에서 일제히
 
'십삼! 십삼!, 십삼!"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울타리에 있는
 
구멍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구멍에서 손가락이 튀어나와
 
그의 눈을 쑤시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그 안의 정신병자들이 다시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
.
.
.
.
.
.
.
.
.
.

"십사! 십사! 십사!"
 
 
 
 
 
 
 
 
"제발,
 
재료 한 두가지가 없거나 부실하다고 해서,

나머지 재료들이 시들어 가도록

요리를 한없이 유보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생은 지금이다.

이 땅위에, 하늘 아래,
 
우리가 살아가는 한,

항상 있는 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른다(전경린, 그리고 삶은...)."
 
 
 
 
 
 
 
 

몸이 조금 안 좋아서 한 주간 쉬었습니다.

쉬면서

이제는 건강을 생각할 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고양이 소야곡-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 음악 안 들리시면 아래 사이트에 등록하시어 참조
 
 

댓글 1

  • 2008년 6월 8일 오후 10:23

    일상의 편린에서 음악은 마음의 안식입니다. 좋은 음악들 감사하고 수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