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편지- 물망초

2008. 6. 11. 오전 11:21:13

글자
1154호(2008.06.10)


  
 
*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이해인-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꽃이 되고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 하소서

늘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시고

남의 나쁜 점 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 포기의 난을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 올린

지혜의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를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의 그윽한 향기

그 안에 스며들게 하소서
 
 
 
 
 
 
 
 
 

* <노 할머니와 함께 간 소풍> -김미경(부산시 연제구)-
 
 
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 집에는 4대가 함께 살았다.

4남매 가운데 첫째였던 나는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고,

반에서 부회장이란 감투까지 쓴 뒤로는 어깨에 힘주며 학교 다녔다.
 
 
 
그런데 어느 따사로운 봄 소풍날,

글쎄 증조 할머니께서 내 소풍에 따라 가신다는게 아닌가!

엄마 아빠도 계시고 그냥 할머니도 계신데

여든 여덟 노할머니가 따라가신다니 게

난 울며 불며 소풍 안 간다고 떼를 썼다.

하지만 엄마가 주시는 용돈 20원에 눈이 멀어

그만 눈물을 닦고 지팡이까지 짚은 노할머니와

소풍을 가게 되었다.
 
 
 
드디어 점심시간,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이건 또 뭔가!

김밥도 아니고, 쌀밥도 아닌 노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찰밥 도시락을 두 개나 싸주시다니!

게다가 그 찰밥을 들고 우리 예쁜 담임선생님께 드시라고

한 수저 떠 드리는 노할머니를 보고

창피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집으로 오는 길,

다리 아프니 천천히 가자는 노할머니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구 뛰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노할머니는 9년을 더 건강하게 사시다가 눈을 감으셨다.

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야

그 시절 노할머니의 손녀 사랑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 때 철없는 소녀의 투정에

할머니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면

늘 마음 한 구석엔 슬픔과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 <연상 아내의 비밀>
 
 

우리 엄마는 연하 아빠와 결혼한 커플이다.

우리 아빠가 겨우 한살 아래지만

우리 엄마는 늘 자랑이다.

"나 영계랑 살아~ "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신다.

그런데 나는

아빠가 엄마한테 '누나'라고 부르는 건

단 한 번도 본적이 없고,

누나 대접해 주는 것도 본적이 없다.

'하긴 연하남편 커플들이 다 그렇지 뭐'

나는 평소에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너무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다.

보통 우리 엄마 아빠의 대화는 이렇다.
 
 
 

아빠 : 어이, 빨래는 했어?

엄마 : 네에~ 그럼요.

아빠 : 어이, 그거 가져왔어?

엄마 : 어머나 깜빡했네. 어쩌죠?
 
 
 
오늘 엄마가 설거지를 하시는데

내가 옆에서 과일을 깎으면서 물었다.
 
 
 

"엄마, 엄마보다 아빠가 더 어린데

왜 아빠는 반말로 하고 엄마는 존댓말을 해?"

그러자 엄마는...
.
.
.
.
.
.
.
.
.
.

"안그럼 쟤 삐져~"
 
 
 
 
 
 
 
 
"기회가 오지 않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두려워하라(랠프 월도 에머슨)."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그리고
 
오늘 저녁!!
 
의미있게 보내시고요.
 
 
 
 
 
 
 
 
어느 작은 산골 소녀의 사랑이야기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