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준비(12/19)

2004. 12. 19. 오전 8:56:22

글자
 대림 제4주일 (2004-12-19)
독서 : 이사 7,10-14 독서 : 로마 1,1-7 복음 : 마태 1,18-24

성탄 준비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하고 일러주었다.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마태 1,18-­24)
◆요즘 성탄이라고 하면 신앙인들은 물론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도 덩달아 신난다. 장사꾼들은 대목을 꿈꾸며 많은 선물과 이벤트를 쏟아낸다.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도 온통 성탄과 연말연시에 대한 내용밖에 없다. 성당 마당에는 트리를 장식하고, 성당 안에는 구유가 놓여 있다. 성탄 성가연습도 한창이고, 성탄 만찬·전야 축제 등 준비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본당에서는 새 세례자가 쏟아져 나오고, 대림 특강·피정·판공성사를 독려하고 방문도 한창일 것이다. 저녁이면 종탑에 전구가 깜박이며 하늘을 수놓을 것이다. 그러나 후미진 곳, 화려한 네온사인의 그늘 속에서는 정말 구세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현실을 이겨낼 수 없는 이들에게도 성탄은 오는 것일까?
하느님은 사랑 때문에 인간이 되셨다. 그것도 평범한 부모·말구유·목동을 선택하셨다. 화려함이 아니라 초라함과 가난을 선택하셨다. 세상은 이 예수님을 화려함으로, 축제로 덮어버렸다. 교회는 이 예수님을 값싼 거룩함으로, 귀중품으로 장식해 사람들의 손이 닫지 않는 높은 선반에 올려놓았다. 세상이 화려해지고 교회가 귀중품으로 치장될수록 구유의 아기가 초라해지는 것은 왜일까? 화려한 조명과 금박을 두른 이불에 뉘어도 초라해지는 아기는 어쩔 것인가?
초라하고 가난한 예수가 부담스러운가? 예수님은 금으로 장식한 이불을 덮고, 포동포동 살찐 아기라야 하는가? 석고상 예수님께 그 정도 해드려야 한다면 살아 숨쉬는 이들에게는 그 백배는 해줘야 할 것이다.

고정배 신부(원주교구 주천 천주교회)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묵상 강론 매일미사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