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 (2005-01-25) |
| 독서 : 사도 22,3-16 또는 9,1-22 복음 : 마르 16,15-18 |
사도 바오로의 `눈물` |
그때에 (예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따르게 될 것인데 내 이름으로 마귀도 쫓아내고 여러 가지 기이한 언어로 말도 하고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것이며 또 병자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
| ◆‘사도 바오로의 생애와 사상’이란 강의를 들었다. ‘바오로’ 하면 전도여행이 제일 먼저 떠오르곤 하는 나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온 사도의 모습은 그가 바르나바하고 헤어졌을 때의 심정을 묵상했을 때였다. 사도의 성격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성인의 걸음을 따르고 싶었다. 오늘 사도 바오로의 개종축일에 그의 사도적 확신을 묵상해 본다. 사실 바오로가 전도여행을 하는 사이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사도행전과 바오로의 편지에 잘 드러나 있다. “유다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를 감한 매를 다섯 차례나 맞았고, 몽둥이로 맞는 것이 세 번,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것이 한 번,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이고 밤낮 하루를 꼬박 바다에서 표류한 일도 있습니다.”(2고린 11,2425) 그러나 무엇보다도 바오로를 가슴 아프게 했던 것은 바로 그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전도했던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외면당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바오로의 적대자들이 바오로가 전도한 교회에 들어와 엉뚱하게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마디로 ‘바오로는 사도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바오로는 예수를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사도직의 필요조건을 채우지 못했고, 이스라엘 본토 출신이 아니니 참 히브리인이나 참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부르기도 힘들다.(2고린 11장) 그리고 기적 능력이라든가 현시·계시 체험도 없어 어쩐지 몹시 모자란다는 인상을 준다.(2고린 12,1-12) 또한 예루살렘 모교회를 위해 모금을 한다고 설쳐대기는 하지만 실은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지도 모르는 일이다.(2고린 12,17-18) 게다가 생긴 것도 보잘것없고 언변도 없다. 그래도 글은 제법 쓴다(2고린 10,10-11) 등 적대자들의 비난은 끝이 없었다. 거기다가 예루살렘 모교회에서 받아왔을 법한 ‘추천서’를 들이대며 자랑했던 것이다.(2고린 3,1) 바오로의 입장에서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은 적대자들의 말을 듣고 교인들이 덩달아 바오로를 비난하는 현실이었다. 바오로는 섭섭함을 누를 길 없어 눈물을 흘리며 펜을 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눈물의 편지’다.(2고린 10-13장) “나도 어엿한 사도입니다. 비록 살아 생전에 예수, 그분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그분과 직접 대면했고, 참 이스라엘의 자손이며,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 역시 계시, 현시, 기적, 방언에 능한 사람입니다. 고생? 그것도 신물나도록 했습니다. 재물을 탐내서 복음을 전파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천막 짜는 직업을 가진 것까지 여러분도 잘 알지 않습니까?”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교우 여러분, 제발 명심하십시오. 절대 눈에 보이는 것만 좇지 마십시오. 크게 넘어질지 모릅니다.” |
| 손봉철(수원교구 장안동 천주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