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모독하는 것... 짓밟히는 진심

2005. 1. 24. 오전 8:57:47

글자
2005년 1월 24일 성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 기념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22-30

그때에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 학자들은 예수가 베엘제불에게 사로잡혔다느니 또는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느니 하고 떠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불러다 놓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겠느냐? 한 나라가 갈라져 서로 싸우면 그 나라는 제대로 설 수 없다. 또 한 가정이 갈라져 서로 싸우면 그 가정도 버티어 나갈 수 없다. 만일 사탄의 나라가 내분으로 갈라진다면 그 나라는 지탱하지 못하고 망하게 될 것이다. 또 누가 힘센 사람의 집에 들어가서 그 세간을 털어 가려면 그는 먼저 그 힘센 사람을 묶어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그 집을 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든 입으로 어떤 욕설을 하든 그것은 다 용서받을 수 있으나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그 죄는 영원히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를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비방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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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향기 : 성령을 모독하는 것... 짓밟히는 진심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를 중심으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많은 병자들을 낳게 하실 때, 그 병자들 중에는 마귀들린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복음 선포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능력과 사랑이 가득 전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중심도시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내려온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의 이런 일들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으로 취급해버립니다. 예수께서 베엘제불에게 사로잡혔다느니 또는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떠들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선 당신의 모든 것을 마귀의 힘을 빌어 하는 것으로 취급해버리는 이들의 말이 이치에 어긋남을 지적하십니다.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겠는가 말씀하시며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율법학자들의 말이 그들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엄청난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십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비꼬기 위해 한 말이 틀렸음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그런 지적이 예수님이 하신 모든 일의 정신, 곧 예수님이 가지신 마음까지 짓밟아버리는 엄청난 모욕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노기띤 음성으로 “나는 분명히 말한다.”라고 말문을 여십니다. 그리고 이른바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의 죄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든 입으로 어떤 욕설을 하든 그것은 다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무서운 말씀을 하십니다. 율법학자들의 말에 이처럼 무서운 저주에 가까운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말뜻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복음은 ‘사람들이 예수를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비방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힙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단순히 비방한 것이라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용서받을 수 있는 어떤 욕설에만 해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말은 한 사람이 사람과 세상에 내어 놓은 진심을 짓밟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진심이 닿은 모든 사람들, 곧 예수님께서 그동안 고쳐주셨고 아껴주셨던 모든 사랑까지 짓밟는 일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을 전하시러 이 세상에 사람이 되셨는데, 그 사랑을 사탄의 장난 정도로 여기고 넘겨버린다면 곧 하느님의 진심을 왜곡하는 일이기에 예수님께서 크게 속이 상하신 것입니다.

예루살렘. 그 어느 곳보다 하느님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도시에 율법을 수호하는 이들이 하느님을 찾아와서 하는 말이 하느님을 사탄으로 내 몰고 있으니 이런 일처럼 허탈하고 화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의 진심을 짓밟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업신여기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진심을 그렇게 대하는 것 역시 하느님을 업신여기는 일입니다.

사랑의 진심을 일방적인 선입견으로 왜곡시키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이라도 충분히 주님의 사랑을 살아갈 수 있음을 믿고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교만은 주님의 진심마저도 사탄으로 몰아갈 수 있음을 꼭 기억합시다. 그리고 나와 주변 사람들의 진심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선하게 가지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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