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견진성사 2 (견진성사를 통해 주어지는 은혜)
오늘은 견진성사에 대해 알아보는 두번째 시간으로 견진성사를 통해 주어지는 은혜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성사별로 그에 맞는 은혜가 내려진다는 말씀을 성사 일반론 시간에 드린 적이 있는데, 견진성사 역시 그 성사의 독특한 은혜, 즉 성령의 인도대로 살 수 있도록, 그래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은혜를 내려 주십니다.
성령께서 베푸시는 특별한 은혜는 일곱 가지인데, 그것은 슬기, 의견, 통달, 굳셈, 지식, 효경, 두려워함입니다. 그런데 이 일곱 가지 성령의 은혜는 이미 우리가 세례성사를 통해서 받았지만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더욱 풍성히 받게 되는 것이고 확고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성령께서 주시는 7가지 은혜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은혜인 슬기(지혜)는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망설이지 않고 응답할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의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은혜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하느님께 대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시는 하느님의 계시를 느끼는 감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슬기의 은혜를 받을 때 자기만이 잘 되고 잘 살려고 바라는 세상의 슬기에서 벗어나, 시시각각으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즉각 응답하는 기쁨을 느끼실 수 있게 됩니다.
두번째 은혜인 의견은 우리들이 세속적으로 좋다고 여기는 것들의 본질을 깨닫도록 해 주는 은혜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 나가면서 어려운 순간에 부딪쳤을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인가를 분명하게 깨닫게 해 주는 은혜입니다. 하나의 예를 든다면, 어떤 공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그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훔치고 싶다는 욕망 들 때, 만약 그가 진정으로 의견의 은혜를 입어 성령의 인도대로 따른다면 그러한 마음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가 갖고 싶은 물건들이 아무리 값이 나가고 귀중한 것이라 하더라도 하느님의 사랑에 비긴다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통달인데, 이 은혜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진리가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그리고 주님의 가르침을 잘 알아듣게 해주고, 이해하게 해 주는 은혜입니다. 그래서 이 통달의 은혜를 받으면, (우리 그리스도교가 가르치는 교리 중), 우리들의 이성으로는 속시원하게 알아듣기 어려운 것들, 예를 들면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살과 피로 된다는 성변화와 삼위일체의 신비, 그리고 성모 마리아에 관계된 교리들을 잘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네번째는 굳셈입니다. 이 굳셈은 용기를 주는 은혜인데, 이 은혜를 충만하게 받을 때, 우리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 용감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되고, 과감하게 유혹에 저항하는 힘을 지닐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굳셈의 은혜를 받아 인생의 여러 가지 고민, 유혹, 어려움 등을 극복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우리로 하여금 올바른 결단을 내려 그 결단에 끝까지 따르는 그리스도인이 되게 해 줍니다.
다음은 지식입니다. 이 은혜는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믿어야 할 것과 믿어서는 안되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은혜입니다. 우리가 이 은혜를 받으면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고, 생활 속에서 어떤 것이 선이고, 어떤 것이 악인지를 깨닫게 되어 보다 더 하느님 뜻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고 기쁘게 살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됩니다.
여섯번째 은혜로 효경입니다. 이 효경의 은혜는 하느님이 결코 무서운 분이 아니고 인자한 분이시라는 것, 또 사랑을 지니신 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줌으로써 우리들이 하느님께 자녀다운 사랑을 바치도록 인도해 주는 은혜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효경의 은혜를 받을 때 우리들은 항상 하느님 곁에 있기를 원하게 되고, 그분을 즐겁게 해 드리려 노력하게 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언제나 그분께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이로써 우리들은 하느님 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되며,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두려워함(경외)입니다. 이 두려워함은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잘못했을 때 느끼는 두려워함(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에 붙잡히면 어쩌나 하는 마음과 시험을 잘못 본 학생의 낙제 두려움)이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은혜와 사랑을 주시는데 자녀된 도리로서 마땅한 존경과 사랑을, 그리고 올바른 응답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조심하게 하는 선물입니다.
이렇게 성령 칠은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 이들 중 슬기, 통달, 의견, 지식은 우리의 믿음을 굳게 해주는 은혜이고, 굳셈, 효경, 두려워함은 우리의 사랑을 길러 주는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성령의 은혜들은 초대 교회 때에는 특별한 능력, 즉 병 고치는 능력, 기적을 행하는 능력 등으로 나타났지만, 현대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것들로, 우리가 성령의 열매라고 하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량, 성실, 온유, 절제 등으로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성령께 어떤 눈으로 보이는 감각적인 기적을 원하고 기대하기보다는 신자다운 생활을 하기에 도움이 되는 은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나는 어떤 은혜를 받았는지 생각해 보고, 그 은혜를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어떻게 사용해 왔는가도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