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세례성사 1 (개요 및 종류)
오늘은 7성사 중 입문성사라고 하는 세례성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례성사를 입문성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이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되고 신앙생활에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이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교회에 맡기신 최초의 성사(마태 28,19)로서, 예수께서도 요한에게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셨듯이 성사 중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은 당신이 죄가 있어 죄를 보속하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의 일과 행위를 하느님의 일 즉, 성사로 높이기 위함이었고, 우리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먼저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얻어지는 은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됩니다.(에페 1,5) 이렇게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어 하느님을 알기 전 죄의 상태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태어난 사람으로써 생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 우리들은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받아 (사도 4,12) 죄와 마귀의 권세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리스도와 일치하면서 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세례를 받음으로써 우리 마음 속에 성령을 모시게 되고, 이 성령은 우리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 나갈 수 있는 원리를 가르쳐 주시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많은 은혜를 베푸십니다.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교회의 구성원이 되어 신앙인으로서의 사도직, 즉 예언직, 사제직, 왕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며, 이로써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협력하게 되고 그 외의 다른 성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지니게 됩니다.
다음은 세례성사 때 사용하는 질료와 형상에 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료는 어떤 재료나 물질을 의미하고 형상은 예식에 사용하는 말을 의미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세례성사 때 사용하는 질료는 물, 즉 순수 자연수입니다.
세례성사 때 물을 사용하는 이유는 물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인데, 물은 먼저 모든 것을 씻어 내는 정화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회개하는 마음, 즉 마음의 정화를 의미하며, 물은 생명의 성장 작용에 관여하기 때문에 새 생명에로의 탄생과 자람을 의미합니다. 또한 물은 서로서로 뭉쳐 하나가 되는 응집력이 있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그리스도와 교회와 이웃과의 일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써 물을 세례성사 때 질료로 사용하는데, 먼저 내적인 깨끗함을 외적인 양식으로 표현하기 위해서(즉 초자연적인 생명에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물을)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 아닌 다른 것으로 (예를 들면 술 종류인 포도주나 맥주나 오염된 물로) 세례를 베풀 때에는 세례가 유효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린 물이 지닌 의미뿐 아니라 물은 과거부터 우리 인간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것 중에 하나로, 우리 생활을 살펴볼 때 아주 중요한 일이 있을 때에는 물을 사용하곤 했는데, 예를 들면 과거를 보러 간다든지,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든지, 산삼을 캐러 간다든지 할 때에는 물을 떠놓거나, 목욕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은 우리 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종교, 즉 유다인들의 정결 예식이나, 인도 갠지즈 강에서의 목욕 등에 사용되었는데, 이는 몸을 씻음으로 부정과 허물을 씻는다거나 혹은 정결케 한다든지 하는 의미로써 사용되어 왔습니다.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물 없이는 살아 갈 수 없고, 우리 인체도 대부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대 인류 문화 발상지를 보아도 강 주변이었음을 생각한다면 우리 인류사에 있어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큰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세례성사 때의 형상입니다. 세례성사 때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말은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누구누구에게 세례를 줍니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이 들어가지 않고서는 세례성사가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세례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례에는 정상적인 세례와 어린아이가 받는 유아세례, 그리고 대세, 화세와 혈세가 있습니다.
유아세례는 가톨릭 신자의 자녀로서 그리고 태어난 아기의 원죄를 없이 하기 위해서 아직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고 신앙에 대해서 알지는 못하지만 부모의 신앙을 믿고 세례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대세는 죽을 위험에 처해 있거나 극한 위험에 처해 있는 비신자가 있을 때, 주변의 상황이 정상적인 교육을 거칠 수 없거나 신부님이 계신 곳과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세례를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유아세례와 대세에 관해서는 나중에 좀더 자세하게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또 화세와 혈세가 있는데, 신자 아닌 어떤 사람이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인해서 교회의 정식 성사 집행 없이 진심으로 완전한 통회를 하였을 때 이루어지는 세례를 화세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혈세는 신자 아닌 사람이 평소에는 신앙을 갖지는 않고 있었지만 어떤 계기에 그리스도께 대한 자신의 신앙으로 인해서 순교를 할 때 이 혈세가 이루어집니다. 즉 피로써 자신의 죄를 씻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의 초기 순교자들은 신부님께 영세를 받지 않고서도 믿음으로써 서로가 신앙생활을 하다가 배교의 청을 받았을 때 거절하고 순교를 당했는데, 이러한 경우 우리 순교자들은 원죄와 본죄가 사함을 받고, 화세와 혈세가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