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성사 일반론 2 (성사의 유효성)
오늘은 성사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을 알아보는 두번째 시간으로써, 성사의 유효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성사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면, 성사란 볼 수 없는 하느님의 은총을 볼 수 있고 감각적인 표징이나 상징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은총의 보고 또는 은총의 운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사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채워져야 하는데, 먼저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지정하셨거나 사용하셨어야 하고, 또한 교회에 맡긴 어떤 감각적인 형식, 즉 질료와 형상을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질료라고 하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물질을 의미하는 것이고(물이나 기름 등…), 형상은 말씀을 의미합니다.
두번째 유효한 성사가 되기 위한 조건은 성사를 행할 때 교회로부터 자격을 부여받은 집행자, 대개는 사제가 하는데, 그 집행자가 그리스도와 교회의 뜻에 따라 규정된 대로 행하고자 하는 의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격이 없는 사람이 그 예식을 집행하거나 규정된 형식을 무시하고 성사를 집행할 때에는 그 성사는 아무 효과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세번째 성사를 받는 자가 최소한의 성사를 받고자 하는 의향이 있어야 합니다. 성사를 받는 사람이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요에 의해서 받거나 아무 의미 없이 그 성사를 받을 때에는 그 성사 역시 아무 효과가 없게 됩니다.
성사의 유효성에 관한 이론에는 사효성과 인효성이 있는데, 성사의 사효성은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성사 자체에 하느님의 은총을 베푸는 힘이 있다는 것으로서, 집행자나 성사를 받는 사람의 신상에 관계없이 성사가 유효하게 이루어진다는 이론입니다. 즉 성사를 이루는 분은 그리스도 오직 한 분뿐이시기 때문에 집행자가 그 성사가 무엇인지를 알고 교회가 규정하는 대로 집행하기만 한다면 성사가 유효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성사의 인효성은 성사를 집행하는 집행자나 성사를 받는 사람의 성덕이나 신망에 따라서 성사의 유효성 여부가 결정된다는 이론입니다. 즉 다시 말씀드려서 집행자가 죄중에 있거나, 성사를 받는 사람이 죄중에 있을 때에는 그 성사가 유효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사의 유효성에 관한 것은 사효성과 인효성 두 가지 이론이 있는데, 우리 가톨릭의 입장은 성사의 인효성을 배제하지 않은 성사의 사효성을 교리로 선포하고 있습니다. 즉 성사는 그 자체로 은총을 우리에게 줄 수 있고, 집행자나 성사를 받는 사람의 성덕이나 신앙에 따라서 받는 은총 역시 틀려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사를 유효하게 받기 위해서는 먼저 신앙이 전제되어야 하고, 성사를 통해서 하느님과 인간의 사랑의 통교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성사를 받을 때에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준비와 협조가 필요할 뿐 아니라,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마음으로 성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성사는 각기 나름대로의 중요성과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7성사를 한 번 분류해 보면,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입문성사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세례성사를 통해서 새롭게 신앙의 생활에 들어서기 때문이고, 하느님의 아들딸이 되어 새롭게 신앙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이고 견진성사로 성령의 도움으로 성숙된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체성사는 양육의 성사 또는 성사 중에서 중심이 되는 성사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모든 성사들이 성체성사에 집중되기 때문이고, 우리 신앙인들은 성체를 모심으로써 영적인 생명력을 얻으며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사 중에는 인호가 박히는 성사들이 있는데,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신품성사 등이 있습니다. 인호라고 하는 것은 영구적이고, 내적인 축성을 통해서 하느님의 일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과 소명을 주는 표시입니다. 이 인호는 한 번 받으면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고, 이 인호로 인해서 마귀들이 그리스도인들을 알아본다고 하며, 그리스도교를 떠난 사람들도 나중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신자들이 점치는 집에 갔을 때 점 쾌가 나오지 않는 것은 바로 그 이유입니다.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아들딸이 되는 표가, 견진성사는 그리스도를 위해 싸우는 군사로서의 표가, 신품성사는 하느님의 성스로운 일을 할 수 있는 표가 박히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신품성사나 혼인성사를 사회적인 성사라고 하고, 세례성사나 고해성사는 죄인이나 죽은 이를 위한 성사라고 하고, 견진성사, 성체성사, 신품성사, 혼인성사, 병자성사등은 산 사람들을 위해서 베풀어지기 때문에 의인의 성사 또는 산 이들의 성사라고 합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7성사를 분류해 보고, 성사의 유효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우리가 이처럼 성사를 통해 많은 은총을 받을 수 있음에도 우리가 아무 감동도 느낌도 얻을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성사를 육신의 눈으로만 보려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눈으로 보고, 믿음으로 성사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성사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그리스도와 접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사 속에서 이루어지는 외적인 형식들, 즉 말씀이라든지, 빵과 포도주, 물, 기름 같은 것에서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현존을 보고 느끼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 계시는 그리스도께 자유롭게 응답을 하려 애써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 성사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고, 2000년동안 그냥 그렇게 유지되어 온 하나의 전통에 불과 할 뿐이고, 하나의 습관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생활은 좀더 적극적인 모습 속에서 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살아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