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성사 일반론 1 (성사의 정의, 요소)
오늘은 성사 일반론에 대해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은 먼 옛날인 구약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내려오시지만 그 내려오는 방법은 시대마다 조금씩은 틀려 왔습니다. 즉 구약시대에는 예언자라는 중계자를 통해서 인간에게 내려 왔지만, 예수님 당대에는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직접 우리에게 은총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현대에 이르기까지는 이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은 교회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교회를 통해 받는 하느님의 은총은 성사라고 하는 보이지 않는 어떤 상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성사는 그리스도가 만들었기에 우리는 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는 것이고, 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교회에 일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예수 그리스도 없는 교회와 성사를 생각할 수 없고, 교회와 그리스도 없이 성사를 대면할 수 없으며, 성사 없이 그리스도와 나아가서 교회와 일치할 수 없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성사의 정의를 내린다면, 성사는 그리스도가 직접 세우신 것으로 한문으로 거룩할 성(聖)과 일 사(事)를 쓰듯이 거룩한 일, 사건이라 할 수 있으며, 라틴어로는 Sacramentum으로 '보이지 않은 것을 가시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감각적인, 즉 우리가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상징이나 표징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통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사를 은총의 보고, 즉 은총의 보물 창고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성사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하느님의 은총이 어떤 감각적인 형태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는 상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기에 성사란 인간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실감하고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성사를 그리스도의 행동이고 동작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각 성사에서 일하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시고, 우리가 성사를 통해서 접촉하는 분도 그리스도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이 성사는 7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성사를 우리 인생의 과정과 비교하여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성사를 7가지로 만들어 놓은 것은 우리 인간들의 삶의 처지에 맞추어 만드신 것인데, 우리가 태어나면서 죽기까지 거쳐야 하는 사건들, 즉 출생, 성장, 굶주림, 병고, 혼인, 소명, 죽음 등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들의 인생을 메꾸어 가듯이, 하느님이 우리 인간 삶에 관여하는 것이며, 인간 역사에 은총의 사건으로 개입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아들딸들로 새롭게 태어나고, 또한 그리스도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그리스도인으로써 하느님과의 새로운 삶이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견진성사를 통해 많은 신앙의 은혜를 받고 보다 더 성숙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성체성사를 통해 하루하루의 양식인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신앙인으로써 살아 나갈 힘을 얻고, 그리스도와 그 지체들은 형제들과 일치를 이루며 살아 나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의 잘못을 용서받고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고, 혼인성사로써 남녀의 결합을 축복 받으며, 신품성사를 통해 교회의 사목직에 종사하려는 이들을 축성하고 권위를 부여해 주십니다. 또한 병자성사를 통해 병중에 있는 신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고 계십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는 7가지의 성사를 세우심으로써 우리와 접촉하고 계시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계시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7성사를 우리의 인생사와 비교를 해 본다면, 세례성사는 탄생의 성사이고, 견진성사는 성장의 성사이고, 성체성사는 양육의 성사이고, 고해성사는 치유의 성사이고, 병자성사는 병고와 죽음의 성사이고, 혼인성사는 결합과 축복의 성사이고, 신품성사는 부르심의 성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러한 성사가 이루어지기 위한 3가지 요소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사는 무엇보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설정하신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간이나 교회가 세운 것은 성사라고 하지 않고 준성사라고 하며, 이것은 나중에 배우겠지만 준성사는 그 자체로서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는 사람의 열성이나 신앙에 따라 하느님의 은총이 내려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묵주기도나 십자가의 길, 축성이나 그 외에 교회에서 행하는 기도 등을 의미합니다.
성사가 이루어지기 위한 두번째 요소는 어떤 내용이건 간에 감각적인 형식이 있어야 합니다. 즉 성사를 행하는 과정 속에 눈으로 볼 수 있거나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물로 씻는 예식이거나, 기름 바르는 등 그러한 외적인 형식이 있어야 합니다.
세번째 요소는 눈에 보이고 감각으로 느껴지는 형식 속에 내려지는 하느님의 은총이 있어야 합니다. 즉 어떤 성사를 받으면, 어떤 은총을 받는다고 하는 그러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든다면 세례성사를 받으면 그 성사를 받는 순간 이전의 세속적인 사람이 하느님의 아들딸이 되는 그러한 은총을 받게 되고, 고해성사를 받으면 자신이 지은 죄를 용서받는 은총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3가지의 요소를 갖출 때 우리들은 그것을 성사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