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피정 묵상글

2012. 1. 6. 오전 9:39:11

글자

‣요셉 빌 신부님과 함께 했던 침묵 치유 피정

(2007년 12월 9일~14일, 다몰 피정의 집)

 

한 겨울의 얼어붙었던 냉방의 피정 집에서 내 마음도 처음에는 얼어붙어 있는 차가운 마음이었다. 온 몸과 마음이 얼어붙어 침묵마저도 더욱 우리들의 마음을 굳게 하였는데 내 마음의 열정만은 간절한 바람과 희망과 꿈을 안고 기대감 속에서 시작된 것이다.

침묵! 그것은 나를 더욱 주님께로 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빌 신부님의 가르침은 내 마음의 밭에 조금씩 말씀의 씨앗을 뿌려주고 있었다.

 

사제생활 33년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나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마감하는 그 시점에서 내 자신을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무엇보다도 가장 강하게 들어오기 시작한 말씀은 믿음의 단순함이었다. 예수님에 대한 단순한 믿음! 그것은 온전히 의탁하는 행위이며 내 온 존재를 완전히 내어 맡기는 가장 큰 행위일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많은 병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치유를 받았고 온전하게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 모든 사실을 아는 것과 내가 그렇게 믿는다는 것과는 너무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빌 신부님은 그런 점을 계속 강조하시면서 인간 전체의 치유를 예수님을 통해서 전해주셨다.

 

나는 이 점에서 내 자신을 원점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함을 깨닫고 지금 이 시점에서 내 안에 무엇이 가장 큰 문제점인지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완전한 회개와 온전한 고해성사를 통해서 깨끗한 마음에 내려주시는 그분의 은총의 선물이었다. 무엇을 얻기보다 내가 온전히 새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그것이 더 절감했던 것은 바로 빌 신부님을 통한 예수님의 말씀이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나에게 그분이 직접해주시는 말씀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리라. 마음의 평화를 얻기 시작하였고 기쁨과 확신이 내 온 마음에 뒤엉키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면서 피정의 집도 겨울의 냉기를 지속적인 열 가동으로 많이 훈훈해졌었고 이어지는 내 마음도 점점 예수님 사랑의 온기를 많이 느끼게 되었다.

 

하느님은 정말 애써 노력하는 사람을 버려두지 않으시고 언제나 그 길을 찾게 해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셨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라는 말씀이 나에게도 현실로 다가옴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분은 거짓말 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사기 치시지도 않으시며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그분께 걸어올 수 있도록 기다리시면서 힘을 불어넣어주시는 것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아! 이게 바로 말씀의 힘이요, 믿음의 은총이로구나. 믿음을 더해 달라고 간절히 청했던 제자들의 마음(루카 17,5)을 공감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우리는 정말 끊임없이 기도하고 항구하게 그분께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나는 피정을 마치면서 육체적인 편안함과 마음의 평온함이 교차되면서 이제 새로 태어난 또 다른 내 자신을 찾아낸 것이었다. 이제 확신을 갖고 말씀을 선포할 수 있으며 내 안에 그분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그분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셨다. 나는 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2시간 남짓 거리를 정말 한 순간에 도착한 느낌으로 새로운 세계의 하느님 나라를 맛보게 된 것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 찬미합니다.’

늘 이렇게 입버릇처럼 외울 수 있는 그 리듬을 갖고 매일 미사 안에서 주님이 참으로 현존하고 계신다는 내 자신의 믿음과 영성체 후의 내 안에 살아계시는 그분께 내 모든 것을 맡기고 대화할 수 있는 은총을 얻어 누리게 되었다.

이제 나에게 어떤 고통이나 괴로움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내 삶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살아계시는 예수님이 내 삶을 총 지휘하고 계신다는 느낌으로 내 남은 삶을 봉헌해야 하겠다.

다른 사제들도 나와 같은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음 피정 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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