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4일 일요일 [(녹) 연중 제12주일]
남북통일 기원 미사(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9ㄴ-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형제 여러분, 우리의 간절한 바람인 평화 통일을 기원하며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돌보아 주시는 하느님께 정성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북한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주님을 모시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이 신앙의 자유를 회복하고, 온전한 자유 속에 주님을 섬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도록 도와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분단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저희 민족을 불쌍히 여기시어, 남과 북이 화해하고 일치하여 믿음 안에서 한 형제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3. 한국 전쟁의 유가족과 이산가족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주님, 한국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시며, 이산가족들의 아픔도 기억하시어 그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4. 우리나라의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갈라진 민족의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저희의 바람을 들으시어, 이 땅에 평화를 주시고, 세계 평화의 새로운 희망이 싹트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시는 주님, 오로지 주님께만 희망을 두는 자녀들의 이 기도를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돌풍은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입니다. 순식간에 호수는 파도에 휩싸이며 배를 삼키려 듭니다. ‘예사 바람이 아니다!’ 어부였던 제자들은 직감으로 압니다. 그런데도 스승님은 주무시기만 합니다. 이대로 가면 뒤집힐 게 분명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깨웁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그들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빠지면 죽는다는 생각뿐입니다. 기적의 주님을 모시고 있었지만 인간적 계산을 떨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스승님의 꾸중은 단순합니다. ‘인간적 판단’의 포기가 그렇게도 두려우냐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능력을 보았고 하늘의 힘을 목격했던 이들입니다. 기적의 자리에 있었고 기적을 체험했던 이들과 함께 감격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자 모든 것을 잊어버립니다. 아무것도 생각해 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무실 수 있었지만 제자들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믿음의 차이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 주신다는 믿음의 차이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힘입니다. 불가능을 느낄 때 우리를 일으켜 주는 마지막 힘입니다. 제자들에게는 이 힘이 부족했습니다. 스승님의 질책을 듣고서야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닫습니다. ‘믿음의 능력’이 죽음의 힘까지 누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칼을 쓴 제자에게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마태 26,52) 하시면서 비폭력의 길을 가르치셨습니다. 『노자』에는 “무릇 무력은 상서롭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력을 미워한다. 도를 지키는 사람은 무력을 쓰지 않는다.”(31장)라는 말이 나옵니다. 예나 지금이나 무기는 근본적으로 사람을 죽이려고 만든 것이기에 무기가 발달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죽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 이 땅에 화해와 평화가 찾아오려니 기대해 보지만 긴장과 갈등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아무런 죄도 없는 북한의 형제들이 굶주림과 온갖 학대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남과 북은 여전히 군사력을 증강하려고 끝도 없는 무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무기는 인류에게 불행을 가져오는 도구이기에 군비 증강은 중단해야 하고, 전쟁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 이상 마음을 모아 청하면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남과 북이 마음을 모아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노력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청을 들어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 형제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좀 더 검소하게 살면서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멀리 있는 형제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헤아리는 사람은 가까이 있는 고통 받는 사람들의 아픔에 결코 무관심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