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깨어 기도하여라.” -루카 21,34-36

2008. 11. 29. 오전 8:12:12

글자
 

11월 29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루카 21,34-36

 
<다시는 밤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22,1-7
1 주님의 천사가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 요한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2 도성의 거리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맺는 생명 나무가 있어서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에 쓰입니다.
3 그곳에는 더 이상 하느님의 저주를 받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도성 안에는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가 있어, 그분의 종들이 그분을 섬기며 4 그분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그분의 이름이 적혀 있을 것입니다.
5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다스릴 것입니다.
6 그 천사가 또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확실하고 참된 말씀이다. 주님, 곧 예언자들에게 영을 내려 주시는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당신 천사를 보내신 것이다. 7 보라, 내가 곧 간다. 이 책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행복하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도록 깨어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4-3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35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3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늘 깨어 기도하여라.”


<사제로서의 깨어있음>


   인디언들은 11월을 이렇게 부른답니다.


   11월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강물이 어는 달 

   만물을 거두어들이는 달 

   작은 곰의 달 

   기러기 날아가는 달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그런대로 지낼 만 했던 달, 11월도 저물어가는군요. 오늘은 교회 전례력 상으로 연말인 연중 제34주간 토요일입니다. 연말에 걸맞게 요즘 계속되는 복음내용은 주님의 날, 마지막 날을 잘 준비하라는 강경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듣기 섬뜩한 말씀, 너무 지나치다 싶은 말씀 때문에 한 동안 꽤 부담스러우셨겠지요. 

   그러나 강경한 경고의 말씀 그 이면에는 빗나가는 자식들을 향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 자녀인 우리들이 죽음의 길을 벗어나 생명의 길로 돌아왔으면 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자녀인 우리들을 향한 사랑이 극진한 아버지시기에 때로 칭찬과 격려도 하시지만, 때로 매도 드시고, 혼도 내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질책은 우리가 제 갈 길을 제대로 걸어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망각합니다. 

   계속 회개하라, 정신 차리라는 주님 말씀도 있고 해서, 저도 최근 한 가지 작은 결심을 했습니다. 

   많이는 아니었지만 그간 홀짝 홀짝 조금씩 잘도 마시던 술을 끊는 것입니다. 한 몇  일 금단 현상인지 의욕도 없고, 두통이 오고 그러더니 또 몇 일 지나니 온 몸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축구시합을 하는데 펄펄 날아다녔습니다.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더욱 새롭게, 그리고 감사하게 들려왔습니다. 

   요즘 자주 훌륭한 사목자들에 대한 글이나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신의 사목자들을 칭찬하는 신자들을 바라보니 저 역시 기뻤습니다. 반성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자상하고, 얼마나 인정이 많고, 또 얼마나 눈물이 많은지, 신자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여기며 신자들과 동고동락하는 사제, 사제서품 이후 단 한 번도 식복사를 두지 않고 홀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제, 미사 시작 1시간 전, 가장 먼저 성체 앞에 앉아 기도하는 사제, 조금의 돈이라도 생기면 어려운 사람들 찾아나서는 사제,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푼의 돈도 쓰지 않는 사제, 죽기 살기로 자신의 축일행사를 마다하는 사제, 떠나갈 때 모든 것 그냥 두고, 모든 것 나눠주고 손가방 두 개만 챙겨서 떠나는 사제, 전철 잘 운행되는데 자가용은 무슨 자가용이냐며 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제... 

   오늘 그 훌륭한 선배 신부님들로부터 다시 한 번 사제로서의 깨어있음이 무엇인지 잘 배웠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결코 줄어들지 않는 행복  -

 

   제가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닌데,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오늘 오전 내내 속이 좀 거북했었습니다. 그런데 복음 묵상을 하려고 오늘 복음을 읽으니 이런 내용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성경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첫 기적이 술을 만드시는 것이었고 바오로는 건강을 위해 포도주를 조금 하라고 권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술에 취하지 말라는 말은 많이 나옵니다. 술도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라 좋은 것이지만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진솔한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친교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분을 좋게 한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사실 술을 마시면 몸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술이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까요?

1935년 미국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젊은이가 시대의 흐름과 여론을 수집, 분석하는 연구소를 창설했습니다. 바로 조지 갤럽의 '미국여론연구소'가 그것입니다.

이후 이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기반을 넓혀나갔습니다. 갤럽이 원숙한 나이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의 최대관심사가 '행복'이란 것을 알고 그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놓고 한 텔레비전과 대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갤럽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생생한 종교적 체험을 가진 사람이었고, 가장 불행한 사람은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사실 알코올 중독자도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지만 어쩌다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처음엔 가라앉은 기분을 술로 UP 시키려고 했거나 좋은 기분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마시기 시작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술에 의존하게 되었겠지요. 그러나 순간적으로 기분을 UP 시키는 것은 그것이 지나고 나면 그만큼 DOWN 된다는 것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습니까? 공짜로 기분이 좋아졌다면 나중엔 원하지 않아도 그만큼 나빠지는 것입니다. 어느 때 별 이유도 없이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는 사람은 다시 자신도 모르게 안 좋아질 때가 있음을 깨달아야합니다. 따라서 될 수 있으면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도록 자신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순간적인 기쁨을 찾는 사람들에게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못견뎌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찾는 기쁨은 일시적인 쾌감인데 성경이나 가르침은 따분하기 이를 데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성경을 읽어보려 노력했지만 항상 창세기 몇 장만 읽고 포기한 적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순간적인 즐거움들이 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행복을 맛들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행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매일 매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행복에 다다르면 세상 어떤 것도 그 행복을 빼앗지 못합니다. 그래서 종교 체험을 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해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매년 더 행복해짐을 느끼기 때문이고 그 행복은 좀체 줄어드는 일이 없습니다.  

오늘은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작년보다 올해가 덜 행복하다면 우리는 감정만 만족시키는 순간적인 행복만 추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변덕스러운 감정을 만족시키려 하지 말고 아주 조금씩이라도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행복을 증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조금씩 성경을 읽던지 기도를 조금 더 하는 등의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한 순간에 크는 나무는 없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의 꾸준한 노력, 그것만이 참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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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잘 해!”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한 청년이 군(軍) 병원에서 다리를 잃고 죽어 가고 있었다.
링컨 대통령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를 보고 그 청년의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라고 했다그 청년이 받아 쓰기를 끝낸 후에 링컨 대통령이 추신(追伸)을 썼다.
“이 편지를 아브라함 링컨이 보냅니다.”
그 청년이 추신을 읽고는 링컨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당신이 링컨 대통령입니까?” 링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더 도와줄 것은 없소?” 청년은 꺼져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추측하건대 아마 곧 대통령께서 내 손을 잡고 마지막 고별인사를 하시게 될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는  “아무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세상이란 강물 속에 발을 담그고 살고 있지만 한 번도 같은 강물에 발을 담그지 못한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아무것도 머물지 않는다.  모든 것은 사라진다. 아무것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아무것도 나를 위하여 기다려주지 않는다그런데도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려고만 한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
입을 즐겁게 해주는 것,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뜻한다. 아니 억지로 머물게 함을 뜻한다.
모든 사물이 어느 한 사람만의 소유가 아닐 때 그것이 살아 숨쉬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것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게 된다.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오라고 명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보고 파안대소하면서 좋아했다.
반지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쓰여 있었다. 
“있을 때 잘 해!

   가톨릭성가154번 / 주여 어서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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