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금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 요한 1,45-51

2012. 8. 24. 오전 9: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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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금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 요한 1,45-51 


“와서 보시오.”

 

<기본을 갖춘 사람>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바르톨로메오 사도에 대해 교회 전통은 요한 복음서에 등장하는 나타나엘이란 인물과 동일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타나엘은 당시 유다 사회 안에서 여러모로 "꽤 날리던" 아니면 "꽤 잘나가던" 인물로 추정됩니다. 부패와 타락의 길을 걷던 다른 유다 지도자와는 달리 율법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충실했었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던 정통 유다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향해 "법 없이도 살 사람", "요즘 보기 드문 사람", "기대해도 좋을 사람"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평판이 좋았습니다. 당연히 나타나엘은 당시 백성들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나타나엘을 그냥 둘 리 만무했습니다. 평소 "사리분별이 명확하고 똑똑한 제자도 몇 명 있었으면..."하고 아쉬워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즉시 나타나엘에게 접근하십니다. 나타나엘이 포섭될 경우 그로 인해 이제 막 시작된 복음 선포가 큰 탄력을 받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셨습니다. 
     나타나엘이 당신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예수님은 즉시 그물을 치십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이 올곧고 양심적인 유다인이라는 사실과 동시에 칭찬에 약한 사람이라는 것도 잘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을 위해 극도의 처방약을 쓰십니다. 나타나엘을 띄워줘도 보통 띄워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최상급의 칭찬을 하십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

     복음서 그 어느 곳을 봐도 이 정도로 예수님의 칭찬을 받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떤 복음 구절을 봐도 예수님께서 이 정도까지 쓰신 적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예수님의 사람 다루는 기술, 예수님의 리더십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교육시킬 때 각 사람의 능력이나 성향, 성숙도 정도에 적합한 접근을 하셨고 개별적인 교육을 실시하셨습니다. 각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다가가셨습니다. 
     나타나엘은 저처럼(?) 이미 기본이 갖춰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베드로나 요한, 야고보에게 하듯이 혼쭐을 내거나 사사건건 구체적으로 지적해서 질책하지도 않으십니다.

     나타나엘에게는 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더욱 나아가도록 격려하고 칭찬하실 뿐입니다. 이런 칭찬을 받은 나타나엘, 기본이 되어있던 나타나엘이었기에 예수님의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즉시 큰 도약을 계속합니다. 결국 그는 예수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어 예수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칩니다. 
     때로 공동선을 위해 날카로운 비판도 필요합니다. 서로의 성장을 위해 예리한 지적도 중요합니다. 쇄신을 위한 가차 없는 전지작업도 요청됩니다. 그러나 상호 성장과 쇄신을 위해 더욱 중요한 도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칭찬이며 격려며 지지입니다.

 

 

 

 

 


<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와서 보시오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百聞(백문)이 不如一見(불여일견)’이라 합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뜻입니다. 좋은 것을 보면 그것을 다른 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필립보는 예수님을 보았고 그래서 나타나엘에게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나타나엘은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필립보는 다시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하고 거듭 말했습니다. 결국 나타나엘은 필립보의 권고에 따라 발길을 옮겼고 예수님께서 먼저 그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나엘은 예수님께 하느님의 아들이요,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시라고 고백했습니다.

 

필립보의 거듭된 권고는 우리에게 주님을 전하는 데 있어서 인내를 가지고 전해야 한다는 깨우침을 줍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먼저 나타나엘을 알아보았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모든 것을 꿰뚫으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먼저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주님의 은총은 우리의 이웃을 통해서도 전해집니다. 그러므로 나의 은혜로움을 혼자 누리지 말고 이웃에게 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의 삶의 모범을 통해 주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을 믿음으로써 변화된 나의 모습을 이웃이 보게 될 때 주님을 더욱더 갈망하게 될 것입니다. 복음을 전할 때 가능한 한 논쟁을 피하고 예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맺도록 인도해야 하겠습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라는 말에서 우리는 고정관념, 선입견이 얼마나 큰 장애를 가져오는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자렛이라는 별 볼일 없는 촌동네에서 위대한 인물이 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생각, 메시아는 유다 땅 베들레헴 출신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주님을 알아보는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면 안 되나요?’ 우리 신앙생활 안에서도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편견은 진리를 보지 못하게 하고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열린 마음으로 상황과 사람, 주님을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1,51)하고 하느님의 현존을 보게 되리라는 약속을 해 주셨는데 이 말씀은 야곱의 사다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성조 야곱이 꿈에서 땅과 하늘을 잇는 층계를 보았는데, 그 위로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내리는 내용입니다.(창세28,12-13) 그런데 여기서는 천사들이 오르내리는 것은 층계가 아니라 사람의 아들, 곧 예수님이십니다.

 

하늘이 열리고 천사들이 예수님 위에서 오르내린다는 말은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님 사이에 끊임없는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과 예수님은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자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에 유일한 중재자는 곧 예수님 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하여 구원을 얻게 됩니다. 우리가 매 미사 안에서 주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통해 기쁨과 평화를 누리고 구원을 체험하며‘와서 보시오’할 수 있기를 청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에게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라고 하셨습니다. 무화과나무 아래 있다는 것은 라삐 전통에서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나타나엘의 모습을 주님께서 인정해 주셨습니다. 우리도 나타나엘처럼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주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는 나만의 고요한 자리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삶의 중심에 주님을 모시기 위해 하루 일과 중에 구체적으로 언제 주님과 함께 있을 것인지 결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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