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고 황당한 성전세(마태17장 22-27절)

2012. 8. 13. 오전 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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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 연중 제19주간 월요일 -마태17장 22-27절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어이없고 황당한 성전세>

 탈출기는 성전세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인구 조사를 받는 스무 살 이상의 남자는 누구나 주님께 예물을 올려야 한다. 성소 세켈로 반 세켈을 내야 한다.”(탈출기 30장 13절)  그럼 반 세켈의 화폐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약 두 데나리온 정도였습니다. 통상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 하루 품삯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나라로 치면 10만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성전세 납부 시기는 통상 과월절 전까지였습니다. 유다인들은 과월절이 되기 전에 예루살렘 성전을 직접 방문하여 납부하곤 했습니다. 예루살렘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위해서는 세리들이 방문 징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성전세의 용도는 유다인들 삶과 신앙의 중심인 성전의 유지, 관리, 보수 등 전반적인 운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성전세 수입이란 것이 당시 막대한 것이어서 로마로부터 예루살렘이 파괴되기 전까지 성전세 수입을 계속되었는데, 아무리 지출해도 남아돌다보니 나중에는 성전에 금으로 된 포도송이를 제작해 장식해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고국 이스라엘을 떠나 해외에 나가 살던 유다인들을 ‘디아스포라’라고 칭했는데, 그들도 1년에 한번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성전세를 꼬박꼬박 바치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방국가의 돈을 유다 세켈로 바꾸어 바치도록 되어 있어 환전상들은 막대한 환전차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거룩해야 할 성전이 자꾸만 훼손되어 갔습니다.
 그런데 당시 성전세 납부를 면제받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거지들은 납부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또한 성전에서 봉사하는 사제들도 제외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존경받는 랍비들도 제외 대상이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은 당대 선풍적인 인기와 존경을 한 몸에 받던 큰 스승이셨기에 당연히 성전세 납부 제외 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전세를 왜 바칩니까? 성전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그 성전의 주인에게 성전세를 바치라고 한다면 이처럼 웃기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말 어이없고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는 경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전의 주인이신 예수님, 그리고 그 예수님과 신앙 안에서 한 가족이 된 제자들은 당연히 성전세 면제의 첫 번째 대상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겸손하십니다. 성전의 주인이셔서, 이 세상 전체, 삼라만상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아들이셔서 성전세를 낼 이유가 전혀 없지만 성전세를 내라고 하십니다.

 혹시라도 예수님께서 성전세를 내지 않으셨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면 당신께서 추진하고 계시는 인류구원사업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를 상황이었기에 아주 조심스럽고 지혜롭게 처신하신 것입니다. 성전세라는 것 필요한 것이었지만 목숨 걸고 고수해야 할 절대 진리가 아니었기에 예수님께서 큰 마음먹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특별한 지시를 내리시는데, 참으로 그 내용이 의아하기 짝이 없습니다.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왜 예수님께서 당시 제자 공동체 총무였던 유다에게 한 세켈 달라고 해서 베드로에게 주면서 “옛다. 빨리 갖다 바쳐라!” 하지 않고 낚시를 하게 보내십니까? 그리고 입을 열어보게 하십니까? 또 희한하게 고기 뱃속에서 동전을 꺼내 성전세를 바치게 하십니까?

 이 부분에 너무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전지전능하심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당신은 하느님 아버지의 외아들이자 온 세상의 주인으로서 세상만물 삼라만상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시고 다스리신다는 것을 밝히시는 것입니다. 그깟 성전세 몇 푼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심을 명명백백히 제자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는 것입니다. 
 참으로 겸손하시고, 또한 코믹하시고, 더불어 지혜로우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돋보이는 복음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되살아날 것이다.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받는다.>

더러워서 피하지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똥이 무서워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행동이 좋지 않은 사람은 서로 상종할 수 없으니 이쪽에서 삼가서 피하라는 뜻입니다. 물론 전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나쁜 사람도 없고,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상대가 되지 않으면 때로는 기다려야 하는 아량이 필요한 것입니다.

성전세를 거두는 이가 베드로에게 다가와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세금은 로마 총독이 로마제국을 위해 거둬들이던 세금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자체적으로 징수하던 인두세였습니다. 희생제물을 봉헌하기 위해서 기부하는 것입니다. 사실 세상의 임금들은 관세나 인두세를 남에게서 받아내지 자기 가족에게 부여하지는 않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께서 세금을 내셔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의 참 주인이시고 성전보다 더 큰 분(마태12,6)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성전세도 바치셨습니다(마태17,27). 성전의 참 주인이신 분께서 성전세를 내신 까닭이 어디 있을까요? 그야말로 요즘 표현으로 스캔들이 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세금을 바치십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았던 돈으로 성전 세를 내십니다. 호수의 고기를 잡아 그 입안에 있던 돈으로 베드로의 몫과 주님의 몫으로 주도록 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신다.’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의 구원자이시라는 모습에는 손상을 입지 않으시면서, 하느님께는 영광이 드려지며 인간의 비위는 조금도 건드리지 않는 모습에 참 지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음이 꼬인 사람에게는 우선은 한발 물러서는 것이 좋습니다. 원리(原理)는 소중합니다. 그러나 실천하며 살아가는 데는 적절한 순서와 아량이 필요합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마음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가 일상 안에서 많은 일들을 접하면서 그때 마다 다른 사람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은지 신중히 고려해야 할 상황들이 있습니다. 아주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하거나 일관되게 행동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릇이 되지 않는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더욱 비굴하게 물러서는 것 같이 보이는 때 정말 참 지혜가 필요함을 절감합니다.

때로는 비유를 들고, 때로는 비유를 해설해 주시던 예수님, 손가락에 침을 발라 눈을 닦아주시고, 귀 구멍을 열어주시던 예수님, 일어서라고 하시며 손을 잡아주시던 예수님,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리라 하시던 사랑의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내 생각을 앞세우지 않고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넉넉한 마음으로 지혜를 갈망하는 날 될 수 있길 희망하며 눈높이를 맞춰가는 가운데 기쁨과 평화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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