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 요한 10.11-18

2009. 5. 11. 오후 2: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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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 요한 10.11-18 

 

오늘은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하는 ‘성소 주일’이다. ‘성소’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부르심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특별히 사제성소의 증진을 위한 주일이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루카 10,2)라는 말씀에 따라, 교회는 사제성소의 증진을 위한 더 많은 기도와 노력을 당부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목자이시며, 우리는 그분을 따르는 양들입니다. 그러기에 언제나 주님의 이끄심이 필요합니다. 신앙생활에서 주님의 은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오늘 필요한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 사랑과 자비로 이끌어 주시길 기도하면서 미사를 봉헌합시다.

 

<예수님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4,8-12
그 무렵 8 베드로가 성령으로 가득 차 그들에게 말하였다.
“백성의 지도자들과 원로 여러분, 9 우리가 병든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한 사실과 이 사람이 어떻게 구원받았는가 하는 문제로 오늘 신문을 받는 것이라면, 10 여러분 모두와 온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곧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여러분 앞에 온전한 몸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11 이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12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시편 118(117),1과 8-9.21-23.26과 28-29(◎ 22)
◎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또는 ◎ 알렐루야.)
○ 주님은 좋으신 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사람을 믿기보다, 주님께 피신함이 훨씬 낫다네. 제후들을 믿기보다, 주님께 피신함이 훨씬 낫다네. ◎
○ 당신은 제게 응답하시고, 구원이 되어 주셨사오니, 저는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주님이 이루신 일, 우리 눈에는 놀랍기만 하네. ◎
○ 주님의 이름으로 오는 이는 복되어라. 우리는 주님의 집에서 너희에게 축복하노라.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저의 하느님, 당신을 높이 기리나이다. 주님은 좋으신 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

<우리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입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3,1-2
사랑하는 여러분, 1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하는 까닭은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2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1-18)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1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12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4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15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16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17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18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행복한 목자 착한 목자>


   성소주일에 걸맞게 오늘 복음은 '착한 목자'에 대한 복음입니다. 착한 목자란 양 한마리 한 마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 양들을 극진히 사랑하기에 양들도 그 사랑을 알고 신뢰하는 사람, 결국 양들을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인도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존재 그 자체로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목자, 고통과 번민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 구원의 향기를 퍼트리는 목자, 실의에 빠져 고통 받고 있는 양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목자, 그래서 삶의 이정표를 잃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금 새 출발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런 목자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주변에는 착한 목자들이 많이 계십니다. 온종일 오로지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을 위해 헌신합니다. 그런 착한 목자와 함께 길을 걸어가는 신자들 얼굴에서는 행복이 묻어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착한 목자가 한분 계십니다. 이탈리아 국적의 김하종 빈첸시오 신부님으로 성남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언젠가 불황의 여파로 무료급식소 운영에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신부님을 찾아뵌 적이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노숙인들을 위한 저녁식사를 직접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앞치마를 두르신 신부님께서는 환한 얼굴로 바삐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칼놀림이나 간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신부님 표정을 통해, 신부님 말씀을 들으면서 착한 목자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가끔 신선한 야채를 사서, 갓 구운 빵을 가져다가 노숙인들에게 원 없이 퍼주는 꿈을 꿉니다."


   "안나의 집은 비록 가건물이지만 이곳에서 수백 명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합니다. 노숙인들은 모두 고귀한 존재들입니다. 한시적으로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그들은 누구 못지않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생명입니다."


   "안나의 집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일하는데 저는 그들에게 정말 성의있게 이 일에 참여할 것을 부탁합니다.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식단처럼 풍요롭지 않더라도 청결하고 정성스럽게 해야만 한다고 '잔소리'를 합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 늘어선 긴 행렬, 그들 중에 내 절친한 친구 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외국인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활동하는 겁니다. 그리고 제 성당은 바로 여기 안나의 집이에요. 제가 평생 섬길 사람은 여기 버림받고 가난한 이들이고요."


   지금 하고 계시는 일만 해도 힘에 벅찰 텐데, 신부님은 아직도 많은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단기 계획, 중장기 계획까지 다 세워놓으시고 한 가지 한 가지 실천하고 계십니다. 무료급식소 외에도 노숙인 자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운영, 노숙청소년들을 위한 그룹홈, 무료진료 활동, 상담서비스 등.


   점점 늘어만 가는 노숙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시선이 상당히 엇갈리기도 합니다. '무료급식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일이다. 아무리 노력해 봐야 원점이다. 괜히 노숙인들에게 의존심만 키워주고 안 하느니 못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할 일만도 아닙니다. 얼마나 견디기가 힘들었으면 집을 뛰쳐나왔겠습니까? 나름대로 한번 일어서려고 다들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했겠습니까? 하다 ,하다 도저히 안 되겠으니 거리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가고픈 생각도 굴뚝같을 것입니다. 몇 달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보니 수중에 가진 돈도 다 떨어지고, 더 이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게 된 분들이 노숙인들 입니다.


   그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제공하는 것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일이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신다 하더라고 분명히 하셨을 일입니다. 존경하는 노숙인들의 천사 김하종 신부님께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답니다. 내일 당장이라도 안나의 집을 찾아가 쌀 한 포대라도 전해드려야겠습니다. 한번 찾아뵙고 감사하다고 인사라도 드려야 하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8번 / 주님을 부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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