떄론 시간도 거짓말을 합니다.

2000. 12. 31. 오전 5:34:19

글자

희망찬 새 세기의 첫해를 살아보신 소감이 어떠실지 궁금하군요.

그런데 뭐 상관없어요.

항상, 살아온 것 보단 살아갈 것이 중요하니까.

 

최근에 전 제가 썼던 93년도의 일기를 봤습니다.

그 때의 저는 시간이 흐른후에 그 때의 저를 혼란스럽게 하던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믿었지요.

근데 꼭 그렇지는 않군요.

당황스럽게도 그 문제를 문제라 여기던 그 때가 더 소중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제길, 무슨 말이 이렇게 어려워!)

 

쉽게 쓰자면, ’군대가고 나서도 그 애가 나를 기다려줄까?’ ’난 그 애를 사랑하니까, 같이 잠 잘수도 있는 걸까? 혹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그런 것만 따지는게 아닐까?’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내가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을까?’ ’내가 부모님의 도움없이도 정말 자립할 수 있는 걸까?’ ’교사가 내 전부는 아닐텐데, 난 중요한 대학생활을 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걸까?’ 기타등등 기타등등(’왕과 나’에서 율브린너 톤으로)

 

2000-1993=7 년 동안 내가 나아진 건지. 안 나아진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에 쉽게 쓴 예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고민 안 할 이유도 없다는 거.

왠지 회색분자 처럼 이야기하는데,

제 경험으론 그게 맞지않나 싶은데요.

 

우리가 2000년 1월 1일 이라는,’밀레니엄’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키며, 요란하게 경축했던 그 날도 실은 과거의 수학자들과 천문학자들의 실수로 10일이 앞당겨졌다는 사실을 누가 신경쓰겠습니까?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똑같이 빼앗겼기에 불만이 없는 것일수도.......

 

하지만, 여러분의 ’지금’은 절대로 공평하고 똑같이 뺴앗기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의, 있는 그대로의 여러분을 빼앗기지 마십시요.

 

93년도의 제가 여러분에게 겁대가리 없이 부탁드리자면,

’즐겨요!’라고 하겠군요.

 

좋은 새해 맞으시길.......

 

 

추신>  가끔 이 곳에 와서 여러분의 글을 읽다보면, 저를 돌아보는 기회가 돼서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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