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교정을 보러 갔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회사 가서 일하고 점심도 거른 채 달려간
출판사였지만 배가 고프다는 것도 어느 새 잊고 있는 날 발견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온 날 알아보는 출판사 직원이 왜 그리 고맙던지.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리고 또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회합에 참가했다. 평부서원으로서.
오늘 회합은 맘을 벼르고 시작한 부장님 덕(?)으로 무게가 있는
이야기들이 오갔었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자신이 해왔던 일들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본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즐거운 회합이 아닌, 그 회합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야 하지만 ’작은마음’ 사람들이 떠올라서 몇 자 적으려 한다.
우선 오늘 많이 힘들었을 서진아,
내 불찰을 네게 떠넘긴 것 같아서 오늘 너무나 미안했다.
그런데 내가 깨달은 것이 이미 말을 한 뒤여서 뒤이어 수습을 하느라 진땀 깨나
났다는 것 너 아니?
그렇지만 잊지마. 우리 모두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는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뒷풀이 함께 했으면 사과할 시간이 더 길었을 텐데. 먼저 가서...
이제 확실하게 네 공간이 생긴 거니까 더 힘들어 지겠지만 우린 믿는다.
너, 잘 할거야.
그리고 혜윤언니.
언닌 역시 언니야. 다른 사람들은 분위기를 타느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언니만이 할 말을 다 한 것 같았어. 역시...
그렇지만 아주 가끔씩은 진행하는 사람의 편도 들어줘. 그게 얼마나 힘이 되는데...
학교에서 시달리랴, 월례교육 하랴, ’작은마음’ 신경쓰랴, 게다가 영수증 챙기랴,
언니도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겠다. 맞지?
다음은 우리 든든한 부장, 정선이.
우리 더 나눌 이야기 있나?
널 보면 꼭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내가 지금 너에게 도움이 되고 있나 하는 거야.
도움은커녕 더 힘들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 지 가끔씩 걱정이 돼.
왜? 도와주기로 약속을 했으니까.
그런데 널 도울 일이 없어. 너 지금 잘 하고 있거든. 그래서 조금은 부럽기도 해.
우리 앞으로도 얘기 많이 나누는 친구가 되자.
그리고 효시미,
가끔씩은 너의 묶여있지 않은 사고가 부럽기도 하고,
또 가끔씩은 주위를 별로 돌아보지 않고 사는 것 같아서 얄밉기도 하다.
이기적이라는 것이 아니야. 생각이 자기중심적이라는 거지.
너하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모두 네 페이스에 맞춰지고 따라가는 걸 느껴.
그것도 능력인데... 잘 지켜가길 바래.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주위 사람도 좀 돌아봐 주라. 외롭지 않게...
그의 동기, 종호.
요즘 난 ’종’자가 들어간 이름을 지닌 남자녀석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편집부에 둘이나 있지.
난 가끔씩 네게 묻고 싶었다. ’넌 지금 왜 그림을 그리고 있니?’라고.
그리고 난 오늘 네게 물었다. 그런데 넌 하늘만 바라보더구나.
종호야, 여긴 누가 억지로 밀어 넣어서 들어오는 곳 아니라는 것 너 알지?
그렇다면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네가 찾아야 해.
그게 함께 하는 사람도, 너도 의미있는 활동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글을 읽는다면 언젠가는 대답을 해주기 바란다. 네가 왜 편집부를 선택했는지.
난 네가 사람들과의 관계만큼이나 편집부에서의 네 자리 찾기에도 적극적이길 바래.
그리고 지혜.
늘 일 속에 묻혀 사는 듯 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서인지
즐거워 보이는 것 같아, 넌.
내가 잘못 본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더라도 난 그렇게 보이면 좋겠다.
요즘은 전처럼 신경이 예민한 것 같지 않아서 보기 좋다.
또 네가 할 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모습도 고맙고.
어쩌면 너의 그런 빈틈없어 보이는 모습이 널 차게 느끼게 하는 지도...
다음으로는 은진이.
언제 반모임부였냐는 듯 느껴질 만큼 어느 새 편집부 사람이 되어버려서 가끔씩은
네가 언제 편집부에 들어 왔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어찌 생각하면 현주(베로니카)가 고맙기도 해.
총회 끝나고 보낸 네 문자메시지에 마음이 뜨거워 졌다. 고마웠어.
그래, 정말 언제 맛나는 것 같이 먹으러 가자.
참, 부활원고는 정말 좋았어. 내가 원고 안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우리 운전사 종현이.
너에게는 두 가지만 부탁하고 싶어. 다른 건 다 좋으니까.
무슨 일이든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
그리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지킬 수 없다고 미리미리 말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거야.
어렵지 않지? 잘 해줄 수 있으리라 믿어.
끝으로 아직도 막내인 우리 수경이.
처음처럼 얼굴을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작은마음’ 일이라면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녀석.
지금은 더 앞일을 걱정하느라 조금은 힘들어 보이지만 그 고민들이
분명히 좋은 일들을 가져다주리라 믿어.
늦게라도 회합에 꼭 오려고 하는 네 모습에 가끔은 등이라도 토닥여 주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해. 내 맘 아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작은마음’ 사람들!
모두모두 행복하시길!!!
지금까지 김혜정 헬레나였습니다....헤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