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기도

1999. 11. 13. 오후 8: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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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아침의 기도

 

서정윤

 

 

빛 속을 걸었다. 영혼의 울림만 종소리처럼 번져 나갈 그날을 맞으면 시간의 축은 사라지리라

그래, 이제 더욱 가까워졌어. 약속의 그날을 기다리면서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가했었지. 자꾸만 나타나는 징후들의 두려지는 나는 그들과 함께 흙이 되어 누워 있을 나 자신을 본다.

 

자신을 태운 불길로

주변의 생명을 밝히는 나무

새들의 순수와 사랑의 손길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었어.

 

 

신이여 나는 두렵습니다. 나무에서 막 떨어진 낙엽처럼

길거리를 뒹굴며 어디에선가 한줌 부식토가 되어 풀뿌리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신이여, 내 흩어지는 영혼을 잡아주소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름의 등잔으로

그날을 맞이하는 초라함을 가려 주소서.

먼저 손 내밀지 못했던 자존심과 망설이던 주저함을

진작 버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해 주소서.

 

 

해 떠오르는 아침이

오늘 다르게 느껴지는 건

약속의 그날이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이고

다시 새로운 하늘이 열리어

기쁨과 슬픔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을

나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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