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에게

1999. 12. 10. 오후 9: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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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가을을 등지고...겨울의 한 중턱에 서 있는 지금...

 

뭐랄까...요즘 들어서 부쩍 외롭다는 아니 쓸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이런 날에 너의 글을 읽으면서 지난 올 한해를 생각했다.

 

미소가 일고 갔다.

 

생각했다기 보다는 그동안의 지구 회합과 그들과 함께 했던

 

날들이 아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간다.

 

너에겐...참으로 미안하단 생각이 든다.

 

언니가 말했던거...본당을 지키라고...

 

그 말을 했던 것은 그만큼 이유가 있단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넌 응암동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거지...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거...그거 참 행복한거다.

 

가슴 가득 벅찬 거야...

 

그걸 네가 모르는 것 같아. 아닌가?...

 

내가 그때 그렇게 너의 마음을 움직일려고 했을 때

 

네가 혹시라도 마음이 상했거나, 서운했다면 언니를 용서는 아니더라도..

 

이해해줬음 한다.

 

너를 지켜보면서 알게 된 것은 너두 무척 외롭다는 거야.

 

외로운 사람은 멀리 있는 것보다는 가까이서 너를 사랑하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까운 곳에서 있는 것이지.

 

그것이 가장 좋은 약이라 생각했기에...

 

언니가 그동안에 많은 욕심을 부린듯 싶다.

 

내 가까이 있는 소중함을 너무 멀리 지나쳐왔지...

 

물론...다른 곳에서도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생할을 했다만...

 

그건 어쩌면 아니, 나의 이중적인 면을 멋드러지게 속인

 

가면을 쓴 행동이라는 생각도 든다.

 

요즘은...

 

가장...최대한...내가 느낄 때 가장 낮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노력중이다.

 

잘 될지는 모르지만...

 

하느님 뜻대로 내 갈길을 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해...

 

최봉순...

 

언닌 널 사랑한다.

 

너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진 못했는데

 

네가 보기에 내가 너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줬다고 생각하면

 

나는 고마운 걸?

 

...........

 

우리 그렇게 살자.

 

상대방이 내게 했던 아주 조그마한 것도 감사해하고

 

자주 연락하거나,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서로를 생각하면서 사랑하자...

 

하느님의 아름다운 선물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내년엔 글쎄...

 

몇번이나 지구회합때 얼굴 내밀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언제나...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함께 사랑과, 소중함을 느끼고 싶구나.

 

올 한해

 

내 옆에서 힘이 되어준 네가 감사하면서 글을 마칠께.

 

 

이현주 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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