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고독하다

2011. 12. 17. 오전 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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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은 고독하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말이 물을 먹도록 할 수는 없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물을 먹는 일만은 말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이다. 집단 전체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 참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겠으나, 나는 이 문제에선 조화(調和)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전체를 떠나서 개인이 존립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전체를 강조하는 나머지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에 속하는 영역이 침해당한다면 일하는 과정에서 목적이 소실(消失)되는 경우가 된다. 우리 천주교 신자의 울안에서 믿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고 뜨겁다면 그러한 분위기에선 각 개인의 믿음의 열기 또한 달아오르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런 공동체 안에서는 성직자와 수도자가 더욱 많이 나올 것이고 또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성인 복자 의인 선인도 더 많아질 것이며, 그리하여 하느님의 영광도 더 많이 드러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공동체의 활성화를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영혼의 구원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각 개인이 마무리하고 결실을 맺도록 하는 수밖엔 없다. 믿음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이 또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을 그만큼 사랑하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느님은 마치 도매상인처럼 우리를 구원하지는 않으신다. 자기 영혼의 구원은 결국 홀로,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는 본보기는 우리의 완벽한 스승이신 예수님이 손수 보여주셨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다가 넘어지셨을 때 시몬이란 사람이 잠시 예수님을 도와 그 이름을 기리 남기게 되었지만, 시몬이 끝까지 예수님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우도의 위로를 받기는 하셨지만 끝내 홀로 이셨다. 십자가상에서 ‘엘리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절규하셨을 때 예수님은 천상천하 철저하게 고독하셨다. 구상 시인은 제자들의 배반과 도피 속에서 백성들의 비웃음과 돌팔매를 맞으며 그분이 십자가의 길을 홀로서 가 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하고 읊었다. 우리도 미리미리 각자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홀로서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의정부교구 삶의 향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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