勝負(쇼부)쳐! 해 봐?
사제는 대부분 교회 신자들 속에서 일하면서 살아가는 사목자들입니다.
사목자란 양들을 치는 목자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사목하고 있는 저는 얼마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국 신부
연수회를 가졌는데, 그때, 오키나와 주교님이 일본에서 사목하고 있는 저를
비롯한 여러 한국 신부들에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일본 신자들을 사목하러 일본에 왔다면 재고해 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일본에서 사목자가 아닌 선교사로서 일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교님의 말씀은 우리 한국 신부들의 사목이 일본의 기존 신자들을 향하기
보다는 비신자를 겨냥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선교적인 사목자를 바라는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일본 신자들에게 매주일 미사 참례를 하라고 하거나 고백성사를 자주
드리라고 말하고 또, 주위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성당에 나오도록 권유하라는
말을 하면 그들에게서 호응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왜 저런 말을 하는가'하는
의아한 표정을 그들의 얼굴에서 읽곤 합니다.
아직도 제게는 신앙적, 문화적, 역사적 차이에서 오는 높은 걸림돌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이 등장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목자보다는 예언자적인
선교사에 가까운 분입니다.
불호령하는 선교사, 진리를 위한 승부사였습니다.
승부한다는 말이 일본어로는 '勝負(쇼부)'라고 합니다.
저는 어릴 때 뜻도 모르면서 동네 친구들과 놀 때 이 단어를 자주 썼습니다.
'야, 쇼부쳐! 쇼부해!' 라고 말입니다.
저는 지금도 감히 일본의 복음화를 위해 '勝負(쇼부)'를 시도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인의 생활 습관, 문화 그리고 일본인의 근성 등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복음적인 승부를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과 복음을 통한 서로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씩 위대한 승부사 세례자 요한의 전구를 청해 봅니다.
'세례자 요한이여, 저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도전해봐, 그들과 복음으로 쇼부쳐!'
-송영준 비오 신부(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