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로의 초대

2013. 9. 14. 오전 6: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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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로의 초대

 

 

저는 어릴 때 동네 언덕에 올라 연날리기를 좋아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연은 바람이 불 때 날리는 사람이 적당히 줄을 당겼다가 놓으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순간 연에 묶인 줄이 끊어지면 연은 마치 하늘 끝까지 날을 것 같지만 이내 중심을 잃고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맙니다. 연이 하늘을 아름답게 날기 위해서는 연에 연결된 줄이 결코 끊어져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연처럼 이 세상을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허락하시고 힘을 주시지만 그러한 자유와 힘은 우리가 하느님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하느님과 연결된 줄이 끊어지면 땅으로 곤두발질을 치는 연처럼 우리는 사정없이 추락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십니다. 3년 동안이나 열매를 맺지 못해 베어버림을 당할 뻔했던 무화과나무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거름을 주고 돌보아 주면 열매를 맺을지 모른다며 한 해 유예를 청하는 포도원지기는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오기만 하면 하느님께서는 절대로 버리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출애굽 사건을 설명해주면서 조상들의 잘못을 거울삼아 하느님을 저버리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 복지에 들어가기까지 40년간의 여정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낮에는 구름기둥 모양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야훼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특별히 인도해 주셨고, 위급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모세를 통해서 특별한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을 받아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에 들어갔지만 그들 가운데는 하느님을 원망하고 하느님의 뜻을 저버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 벌을 받기도 하고 죽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은총과 회개의 시기인 사순절을 은혜롭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엄청난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때로는 하느님께 불충실하고 배은망덕하며 선행의 열매를 맺지 못한 일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함께 반성하고 회개하는 은혜로운 사순 시기를 보내야겠습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영원한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멸망을 원치 않으시고 구원을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회개를 통한 믿음과 사랑으로 아버지를 섬겨야겠습니다.

 

 

한기호 세례자 요한 신부(전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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