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7일 (백)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예수 부활 대축일의 다음 주일, 곧 부활 제2주일은 전통적으로 '사백 주일'로
불리었다.
예수 부활 대축일에 세례 받은 이들이 영혼의 결백을 뜻하는 흰옷을 입고
부활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인 부활 제2주일에 벗었기 때문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대희년인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의 시성식을 거행하였다.
그 자리에서 교황은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따라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시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은 부활 제2주일로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하느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한 의심 많은
토마스에게 몸소 나타나시어 믿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비록 우리의 믿음이 부족하더라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믿음이 나약한 우리에게 늘 넘치는 사랑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의 마음을
바칩시다.
독서 <주님을 믿는 남녀 신자들의 무리가 더욱더 늘어났다.>
사도 5,12-16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묵시 1,9-11ㄴ.12-13.17-19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요한 20,19-31
사도들이 예수님을 증언하는 가운데 많은 표징과 이적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예루살렘과 그 주변에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늘어 간다(제1독서).
박해를 받고 있는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를 위하여 예수님께서 파트모스의
요한에게 나타나셨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세상의 권력보다도 당신의 주권이 더 강력하다는 것을
알려 주신다(제2독서).
토마스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다는 동료 제자들의 말을 믿지 못하였다.
그러한 그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당신을 직접 보고 믿게 하신다(복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토마스 사도의 말입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소식은 들었지만 그것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의 상처를 직접 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며 고백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상처에서 그분의 부활을 체험한 것입니다.
'이지선'이라는 젊은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던 대학생이었는데,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와 함께 승용차로 귀가하던 길에 한 음주 운전자가 낸 추돌 사고로
온몸에 크나큰 화상을 입었습니다.
가까스로 생명은 건졌으나 건강도, 미모도, 희망찬 미래도 다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나 십여 차례의 힘든 수술을 견디어 내고 자활에 성공하였고, 현재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자서전 『지선아 사랑해』에 나와 있는 내용을 보면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고통을 이겨 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감히 내 작은 고통 중에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백만분의 일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고, 너무나 비천한 사람으로, 때로는 죄인으로, 얼굴도 이름도 없는
초라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그 기분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난 고통마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고통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남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할 가슴이
없었을 테니까요."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의 상처에서 부활을 체험하였습니다.
이지선 씨도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통하여 부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진정한 부활은 바로 예수님의 고통을 깊이 헤아리는 데에서 오는 것입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