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복음 묵상

2013. 4. 8. 오전 4: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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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복음 묵상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루카 1,26-38) 'Piano, piano!'(천천히, 천천히!)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던 시절 선생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던 말이었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뜻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방식도 이와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오셨지만, 그 시작은 잉태부터였습니다. 그다음에는 아기로 태어나시어 옹알이와 걸음마를 배우셔야 했고, 스스로 밥 먹는 것이나 대소변 가리는 것, 말하는 것을 하나하나 배우셔야 했습니다. 이후 자라시면서 노동을 통해 경제적 활동을 하시는 것 등 많은 단계를 거치시며 30여 년을 사셨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생략하신 채 하늘에서 이 땅에 오시자마자 세상을 구원하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천천히, 천천히', 곧 한 단계씩 느긋하게 하느님의 뜻을 펼치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성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갓 세례 받은 신자들은 대개 믿음이 튼튼하지 못하다며 조바심을 냅니다. 용서가 잘 안 된다며 마음을 졸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구역장님이나 반장님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구역의 반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며 답답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하느님의 뜻을 이루신 예수님의 생애를 되새깁시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에서부터 시작하지, 심자마자 열매를 맺지는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믿음도, 용서도, 사랑도 작은 데서부터 서서히 자라납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그 모든 것이 주님의 뜻대로 알찬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매일미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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