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자 공동체의 삶 1(사도 2,42-47)
명동성당에서 예비자 교리반을 맡았을 때, 예비 신자분들에게 어떻게 세례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나눔 가운데에는, 유럽 여행을 하면서 웅장하고 성스러운 교회 건축물들을 보고
세례를 다짐하게 되었다는 고백도 있었습니다.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신앙을 갖게 하는 성령의 위업에 감탄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오순절 베드로의 설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사람들 사이의 소문으로 끝나지 않고, 많은 사람을 세례를
통한 회개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오순절 베드로의 설교 후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았음을 삼천 명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로 증언합니다.(2,41)
이렇게 늘어난 신자들은 사도들을 중심으로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습니다.
사도행전은 이 공동체가 어떤 신앙의 삶을 살았는지 전해줍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2,42)
첫째로, 새 신자가 된 이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는 사도들을 통해 예수님의 가르침이 전수되었다는 뜻입니다.
루카 복음서 첫 대목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목격자로서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을 그대로 엮은
것입니다.’(루카 1,2)
루카 복음서에 예수님의 탄생과 행적, 말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등이 담긴 것으로
보아, 사도들의 가르침도 예수님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는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교리 교육은 이미
초대교회 때부터 시작되었던 셈입니다.
또한 지금도 사도들의 가르침은 교황님과 주교단을 통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몇 신자분들 중에는 교회의 가르침을 왜곡하거나 그 가르침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분도 계십니다.
교회의 가르침은 우리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옹호하는 논거가 아닙니다.
때로는 세상의 흐름과 달라 답답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며 실천해야 할 기준입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점은 초대교회 신자들이 친교를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친교는 단순히 우정을 나눈 것 이상입니다.
루카는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2,44)하였다고 전해줍니다.
공동으로 소유하는 모습은 그들이 어떤 친교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보이는 욕심은 버리고, 가족 같은 친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나눔과
섬김이 바로 초대교회 신자들의 친교입니다.
성령 강림을 통해 설립된 교회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닙니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섬김과 나눔의 친교를 통해 그 가르침을 실천하여, 말씀과
하나 된 하느님 나라였습니다.
이런 초대교회 신자들의 삶은 오늘 우리로 하여금 과연 어떤 신앙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김덕재안드레아 신부 | 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