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태 10,22)
순교란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하는 일인데, 증거는 결국 '참고 견디어 내는 일'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힘든 시간을 참지 못하고 어려운 순간을 견디지 못하면,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한다면 아내를 위해 힘든 시간을 참을 수 있어야 하고,
아내 역시 남편을 사랑한다면 남편을 위해 어려운 순간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부부의 사랑이 참된 증거가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위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참고 견딜 때, 그가 지닌 믿음이 참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렇게 해서 그의 믿음은 진실한 증거가 됩니다.
사실, 일이 순조롭고 마음이 편안할 때만 성당을 찾고 열심히 하는 신앙인은
하느님을 올바로 증거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이 시련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을 생각하며 참고 견디는 것은
그의 믿음이 참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표지이며, 주님으로부터 받게 될 축복의
밑거름이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시련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부정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을
증거 할 수 있는 은총의 기회이며 부활의 시간입니다.
시련을 이겨낸다는 것은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그분께 모든 것을 내어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마태 10,19).
우리 믿는 이들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절대 하느님을 등지거나 떠나서는
안 됩니다.
힘든 순간일수록 '지금이 하느님께서 내게 더욱 절실히 필요한 때'라는 사실을 깨닫고,
주님께 의탁하고 그분의 구원을 바라야 합니다.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구원해 주실 분은 하느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도 4,12 참조).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언제나 인내로써 믿음을 증거하며 복된 구원을 얻어 누리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갑시다.
-최건봉 바오로 신부 (다산 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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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선조들의 발자취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함께 걷는 신앙의 길-사랑의 길
사랑은 그리스도인들이 닦아야 할 덕의 근원이며,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적 사랑을 당신의 완전함으로 더욱 높이 들어 올리신다.
교회는 세상 구원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목숨까지 내놓은
순교를 인간 사랑의 최고 경지로 여긴다.
김대건 신부는 그리스도의 고통과 십자가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였다.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은 그가 감옥에 갇혔을 때도 천국의 영원한 생명을 희망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배교를 강요하며 위협하는 관장에게 주님을 위해 고문을 받게 해준 것에 감사를
표명하며, 옥중에서도 당당하게 천주교 교리를 설명하고 순교를 열망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나약한 본성을 지닌 존재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끝까지 모든 혹독한 형벌을 감수하도록" 천주께 순교의 은총과 힘을 간구하였다.
1846년 9월 16일 군문효수 형으로 순교할 때, 김대건 신부가 군중들을 향해 했던
최후의 증언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이었다.
"나는 이제 마지막 시간을 맞이하였으니 내 말을 똑똑히 들으십시오.
나는 천주를 위해 죽습니다.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죽은 뒤에 행복하기를 원하면 천주교를 믿으십시오."
김대건 신부의 순교는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주님의 은총 속에서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 드렸던 일생을 요약하는 최고의 사랑 표현이었다.
또한 김대건 신부는 조선의 백성과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에게도 극진한 사랑을
지니고 있었다. 신분 질서가 엄격했던 조선 사회의 각계각층의 신자들을
"우리 벗아, 우리 사랑하온 제형들아"라고 불렀다.
이는 신분의 귀천 없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교회의 가르침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신자들뿐 아니라 박해하는 관원들과 형리들에게도 사랑을 전하였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하신 주님의 가르침을
직접 실천한 것이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복음화와 선교를 위해 봉헌한 25년의 치열했던 삶은 온전히
주님을 향한 마음으로 수놓은 신앙 여정, 바로 '사랑의 길'이었다.
김대건 신부는 희년을 지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당신 자신이 앞서 걸은 '사랑의 길'로
초대하고 있다.
참조: 유은희, 「김대건·최양업 신부와 함께 순교의 길을 걷다 – 기억, 증거, 희망」,
성 김대건 안드레아 탄생 200주년 희년살이 심포지엄,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