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늙어 백발이 될 때라도 하느님, 저를 버리지 마옵소서

2012. 5. 30. 오전 6: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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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늙어 백발이 될 때라도 하느님, 저를 버리지 마옵소서.(시편71,18) 저는 은발의 한 老수녀입니다. 글/능력도 부족하지만 오직 '노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씁니다. 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두 종류의 직업이 있습니다. 하나는 산부인과이고 또 하나는 장의사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이란 이 둘 사이에서 웃고, 울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병들고 아파하면 살다가 하느님께서 부르시면 그 분 곁으로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여러분은 '노인'을 사랑하시지요? 내가 바로 그 '노인' 된다는 사실도 잘 아십니다.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우리 중에 아무도 이 '노년의 세월'을 거치지 않고는하느님께 돌아 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노인'을 몇 명이나 만납니까? 어디서 가장 많이 만나게 됩니까? 혹시 '전철 안'은 아닙니까? 아니면 서울 종로 3가 입니까? 또 노인이 가장 즐겨 타는 차가 어떤 차인지 아십니까? '전철 1호선'이라고요? 노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노인의 삶도 빠르게 변하고있습니다. 수명에 맞게 최소한의 품위를 가지고 잘사시는 분이 있는가하면, 남루하고 초라하게 늙어가는 노인의 뒷모습도 여기저기서 보게 됩니다. 아예 無자식인 경우는 양로원 혜택이라도 쉽게 받을 수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인의 이야기는 늘 신문 사회면에단골기사로 등장합니다. 전철 안에서 종종 만나는, 신체도 경제력도 약해보이는 할아버지는 오늘도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처럼 이쪽저쪽을 뛰어 다니면서 '무료신문'을 모우고 있습니다. 어느 한가한 날, 점심 즈음에 서울 종로 3가, 파고다 공원에서 종묘까지를 한번 걸어 보십시오. 하루에 1,2천명, 많은 날은 3천명이 넘는 노인들이 마치 움직이는 주차장처럼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지? 아무도 묻는 이도 대답하는 이도 없습니다. 한 때는 그들도 엄연히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이 사회의 주역이었습니다. 그들의 특유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됩니까? 간혹 그들 중에는 봄이 오다가 멈춘 듯한 老신사도 있는가하면, 마치 21세기 현대판 '나그네 중에 나그네'처럼 보이는 노인도 있습니다. 진정 그 곳은'노인의 거리'입니다. 혹시 그 곳에 우리 부모님도 계시는 것은 아닙니까? 아니, 그들이 이 시대에 우리 곁에 나타나신 '연로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아닐는지요? 이 시대가 장수를 사랑하여, 20년 이상을 '노인'으로 더 살게 되면서 그야말로 '노인시대'가 되어갑니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노인이 편안해야 가정이 편안하고, 노인이 즐거워야 이 사회가 즐겁고, 노인이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하고, 노인을 섬겨야 내가 섬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까닭 <만해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白髮)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하느님, 오늘 길거리에서 어르신을 만나면 부모님 만난 듯 반갑게 인사하게 하소서. -곽마리아 수녀 /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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