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
지난 2월 19일, 팔도사투리 연기로 유명한
영화배우 김지영(마리아 막달레나) 자매님이 지병으로 선종하셨습니다.
자매님은 늘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수입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쪼개서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돈을 보냈습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쉬고 있는 후배 배우들의 회개를 위해 힘썼고,
이단 교리를 전파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톨릭 교리를 변호하며 입씨름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그렇게 굳은 믿음을 갖게 된 데는 나름의 특별한 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기자였던 그녀의 결혼생활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늘 술에 찌들어 방황하고 몇 달씩 가출하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마지막으로 집에 들어왔을 때 이미 중병에 걸려있어
그녀는 13년간 병수발을 하며 가장이 되어 온종일 일해야만 했습니다.
차비가 없어 걸어 다녔고, 점심값이 없어 굶기 일쑤였습니다.
어느 날 촬영을 끝내고 병원에 돌아오니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그녀는 죽은 남편을 붙들고 하느님께 절규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우리가 화해도 못했는데 너무하십니다. 눈을 뜨게 해주세요!'
막무가내로 하느님께 매달려 기도했습니다.
잠시 후 정말 남편이 다시 눈을 떴습니다.
그 광경에 놀라 사람들이 모두 혼비백산하였습니다.
자매님은 울면서 말했습니다.
“당신을 용서하니 당신도 나를 용서해 주세요.
아이들은 내가 잘 키우겠으니 편안하게
눈을 감으세요.” 남편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때 그녀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아! 정말 하느님이 계시는구나.'
그녀는 남편 장례식을 마치고 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1986년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평탄하지 않은 자신의 인생이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느님께서 진정 계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주변에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사람은 믿는 만큼 행복한 존재가 됩니다.
불신이야말로 불행의 근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하느님도 믿지 못할 때는 불안하고 두렵고 불행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행하실 때마다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믿음이 바로 생명의 원천이고, 큰 능력이고, 기적이 됩니다.
믿음은 이론이나 관념이 아닙니다.
믿음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토마스 이야기는 믿음에 관한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했지만 토마스는 믿지 못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부정합니다.(요한 20,25 참조)
토마스가 나중에 주님을 보고 비로소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라고 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 하다."(요한 20,29)라고 꾸짖었습니다.
부활에 대한 믿음은 우리 삶의 놀라운 축복이며 신비입니다.
또한 부활 신앙은 부활의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믿음을 가지고도 믿음의 삶을 실천하지 못한다면 우리 믿음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