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하는 기적
2006년, 미국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에 사는 케빈 샐원(Kevin Salwen)은
그의 열네 살짜리 딸 한나와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에 걸려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한나는 한쪽 편에 번쩍이는 벤츠 쿠페 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을,
그리고 다른 한쪽 편에는 노숙자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그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있잖아, 아빠 저 사람이 덜 좋은 차를 타면,
저기 있는 사람이 밥을 먹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시작된 부녀의 대화는 집에서도 계속 되었는데,
한나의 어머니는 딸의 생각을 비웃는 대신 이렇게 도전했다.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혹시 우리 집을 팔아 크기가 절반인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너의 방을 포기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니?"
그리고 길게 이어진 토론 끝에,
네 명으로 구성된 샐원 가족은 바로 그것을 실행하기로 한다.
즉 집을 팔고 받은 돈의 반을 빈곤한 사람들에게 주기로 하고,
나머지 반으로 더 작은 집을 사기로 한 것이다.
친구들은 그들이 미쳤다고 생각했으나 그들은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피터싱어, 『실천윤리학』, 연암서가, 2016년, 373-374쪽.)
화려하게 빛나는 고급 승용차들,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겠다는 수많은 사치품들이 소비되는 시대이지만,
다른 쪽에는 빈곤으로 고통을 겪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워진 지금 세상에서,
부자와 그 문간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은 오히려
더 커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로를 가르는 장벽은 더 높아지고 구렁은 더 깊어지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어쩌면 미래에도 빈부의 문제,
빈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성서의 예수님은 불가능해 보였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
구원의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서의 말씀처럼, 메시아 주님은 눈먼 이들을 보게 하셨고,
다리 저는 이들을 걷게 하십니다.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게,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면서,
가난한 이들이 기쁜 소식을 갖게 하는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리고 성서는 이런 기적들이 예수님의 연민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차갑지 않았고, 그 사람의 고통을 당신의 고통으로
함께 아파하셨기 때문에 사람들을 구하고 살리는 기적을 일으키신
것입니다.
대림환의 초들이 이 차가운 세상을 밝히는 오늘, 우리 교회는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결심으로 자선 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세상에서 '자기의 것'을 내놓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우리 자신을 희생하는 자선을 통해
구세주를 닮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주님과 함께 이 가난한 세상을 연민하면서, 우리가 세상을 구하는
기적에 동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주석 베드로 신부 (동북아평화연구소장 겸 민족화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