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평화의 사전적인 의미는 '전쟁이나 갈등이 없이 평온함' 입니다.
그렇다면 정치·군사적인 차원에서 힘과 이해 관계의 균형이 이루어지면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교회가 선포하는 가장 궁극적인 가치는 하느님 나라의 가치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가치는 '정의, 평화, 사랑'이라고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회가 말하는 평화의 실현은 정의와 사랑을 실현함으로써 가능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 공동체를 창조하실 때 공동체에 부여하신 질서가 정의라면,
평화는 이 질서의 현실화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현실화의 과정에서 가장 첫 번째 기준이 사랑입니다.
인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인간' 중심을 망각한 욕망이 부른 탐욕과 부조리와
불의는 정의의 가치를 혼탁하게 하였고, 결국 인류와 평화의 관계는
늘 소원해지기 마련이었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아닌 곳에 진정한 평화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실현되는 곳, 그곳이 바로 진정한 정의, 평화, 사랑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백주년'에서
"인간이야말로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반드시 따라 걸어야 하는
첫째가는 길"(제53항)임을 강조하십니다.
예수님은 오직 인간을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우리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까?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함으로써 얻게 되는 열매입니다.
한시적으로 통용되는 세상의 평화와 다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정작 사람은 소외되어 있는 평화와 다릅니다.
오늘은 생명 주일, 이민의 날이기도 합니다.
참된 인간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날인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가장 위대하고 대중적인 작가 빅토르 위고는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사랑으로 채워짐보다 우리를 행복하고 평화롭게 하는 것이 있을까요?
참된 인간 사랑이 곧 평화입니다.
-이상구 토마스 모어 신부(가정사목부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