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씀이 우리에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수님의 오늘 복음의 표현은 글로 좀 점잖게 쓰여져서 그렇지
"회개하지 않으면 너희들도 그들처럼 죽게 될 거야" 라는 뜻입니다.
이런 말씀은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불편하게 합니다.
사랑이시라는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치곤 그 어디 온기나 기다림의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껏해야 뒤이은 무화과나무 비유에서처럼 1년 더 기다려주시겠다는 정도니
말입니다.
어쨌거나 오늘 복음의 핵심은 열매로 드러납니다.
열매를 맺지 못 하는 과실수는 그것으로써의 가치가 없습니다.
과실수는 과일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 심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조경을 위해 심는 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아도 됩니다.
관상용이라는 쓰임새 때문에 심어졌다면 그것으로 족하니까요.
그렇다면 어떤 열매를 예수님께서는 원하시는 걸까요?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회개'의 열매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회개라 하면 회심을 해서 행동을 고치는 결과까지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사실 그게 회개의 의미이긴 합니다만, 행실을 고치지 않으면 회개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고 결국 오늘 말씀처럼 잘려나갈 거라는 불안감
혹은 두려움이 우리 안에서 작용하기 마련이죠.
마치 어렸을 때 잘못하면 벌을 받을 거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겹쳐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세리와 바리사이의 기도 대목을 다시 한 번 떠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겉보기에 열심히 살고 있는 바리사이가 아니라 온 백성의 지탄의
대상인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은 세리가 그 행실을 고쳤다는 말씀을 하신 건 아니었죠.
하느님께서는 온 마음으로 자신을 그분 앞에 낮춘 세리를 높여주신다는
가르침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 말씀을 듣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회개를 요청하시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세리처럼 회개의 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그렇게 많이 엇나가지
않을 것이고, 엇나가다가도 다시 돌아오려 애쓰는 사람이 될 거라는
예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습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거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요즘 한국사회에서는
'팩트'를 가리키는 말씀이 됩니다.
온 국민이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공동선은 내팽개치고 무한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면 가난하고 힘 약한 이들은 금방 뒤처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1990년도에 일본의 절반이던 자살률이 지금 세계 1등에 오르려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점잖게 표현되어서 그렇지 전 세계에서 우리 국민이 제일 많이
죽고 싶어 한다는 얘기입니다.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시급히 요청되는 회개는 돈으로 부터의 회심입니다.
이것은 돈을 더 갖기 위해 우리를 버리고 나만 찾는 행태로부터 주님께로
되돌아옴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회개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사회에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멸망해가고 있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솟아오르는 요즘입니다.
-현우석 스테파노 신부(병원사목부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