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의 추억

2014. 8. 18. 오전 6:13:36

1
글자

 

묵주기도의 추억

 

 

천주교 신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기도가 묵주기도입니다. 성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묵주기도를 매우 사랑하셨습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어린 시절부터 그분은 성모님을 어머니로 생각하며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황 재임 중에 당신의 교서 <동정마리아의 묵주의 기도>에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묵주기도는 놀라운 기도입니다. 그 단순함과 심오함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 우리는 개인과 가정과 국가와 교회와 온 인류의 삶을 이루는 모든 사건들을 마음에 담고 묵주기도를 한 단 한 단 바칠 수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교포사목을 할 때의 일입니다. 동경 주교좌 본당에서 식객처럼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한 울타리에서 두 나라 공동체가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제들 간에도 한국처럼 허물없이 오고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아니었기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특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저녁때가 되면 외롭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 저는 종종 성당 마당을 걸으며 묵주기도를 하였습니다. 어느 날 혼자 묵주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누군가 옆에서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서툰 한국말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우며 따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와다 신부님이라고 주교좌 본당에서 협력사목을 하시는 노신부님이셨습니다. 평소 한인 공동체의 어려움을 지켜보시면서 신부님께서는 저를 위해 하실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우리말을 전혀 하실 줄 모르는 분이셨는데,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배워 함께 묵주기도를 해주신 것이지요. 저는 그날, 사와다 신부님의 마음 씀씀이에 매우 감동하였고, 함께 기도를 드리는 일이 얼마나 큰 격려이며 선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일처럼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사랑하는 사람,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하여 한 단 한 단 바치는 묵주기도야말로 '놀라운 기도'이며,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기도입니다. 이번 주 여러분의 기도를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묵주기도의 추억 새로운 복음화를 향하여... -의정부교구 교구장 이기헌 베드로주교님-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기도.묵상 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