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통을 기도하라
너무 슬프고 공허해서 가슴이 텅 빈 것 같을 때에는
당연히 기도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런 감정들이 기도에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기도를 드리면서 몸 따로 마음 따로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그럴 때는 차라리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은 그래도 우리를 이해하실 뿐 아니라
그런 인간적인 한계와 약점까지도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잃은 것들이 너무 안타깝고 슬플 때는
그 고통을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느님을 향해 화를 내고, 맘껏 소리 지르고, 울어도 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을 하느님께 얘기를 하거나 편지를 쓰는 것도
그분이 우리의 말을 듣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보내시는 편지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분이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하시려는 말씀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요.
어쩌면 다른 식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마음이 몹시 번잡하고 불안하다면
오랫동안 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마음이 잃은 것에 대한 기억으로 가득 차 있다면
가만히 앉아서 성경 구절이나 기도문을 외우는 것도 좋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슬픔이 치밀어 올라와
몸도 마음도 가누기가 힘들다면
그냥 손을 벌리고 앉아 있는 것도 기도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바로 하느님이 그 빈손에
우리가 남은 날들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마치
어떤 위대하신 분의 손안에 감싸인
한 마리 작은 새처럼 느껴지는 그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상실의 고통을 극복하기(라이너스 먼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