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의 봉사와 마리아의 선택

2006. 8. 8. 오후 10: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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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얼마 전에 마르타 성녀의 축일 미사를 드렸었지요.

저는 이 마르타 성녀를 생각할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좀 안쓰러운 생각을 하기도 하곤 합니다.

오빠인 라자로가 죽었을 때 예수님께서 눈물로 다시 살려주시기도 하고, 길을 지나시던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 쉬실 정도로 많은 은혜와 영광을 받은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얘기는 두고두고 부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제 평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원이 없을텐데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부러움의 한 구석에는 마르타에 대한 안쓰러운 감정도 숨어 있는데, 그것은 예수님께서 그 두 자매의 집에 가셨을 때 마르타에게 하신 약간은 이해가 되지 않는 섭섭한 말씀 때문입니다.

 

 

얘기의 발단은 이렇지요.

예수님께서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들어가셨을 때, 마르타는 예수님 일행을 대접하느라고 정신없었습니다. 예수님만 계신게 아니고 열두 제자까지 대접을 해야하니 집안 청소, 씻을물 준비, 음식 준비에 얼마나 바빴을까요?

마르타가 한참 바쁘게 뛰어다니다 조금 정신차리고 보니까, 마리아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예수님 곁에 바짝 붙어 앉아서 예수님 하시는 말씀만 열심히 듣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마르타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당장 동생 마리아를 한대 쥐어 박고 싶었지만,예수님을 비롯해 많은 손님들이 계시니 그럴수도 없고 해서 예수님께 하소연을 했지요.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그렇게 말씀드리면 주님께서 마리아의 노고를 치하하며, '마리아야, 네 언니가 혼자 고생하니 너도 가서 좀 도와 주어라.' 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주님은 마리아를 두둔하시는 겁니다.

 

"미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것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열심히 일한 마르타에게는 면박을 주시고 게으른 마리아를 칭찬하셨으니, 마르타가 얼마나 억울하고 섭섭했을까요?

이런 생각때문에 제가 마르타 성녀에게 안쓰러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믿음이 부족한 저와 같은 인간들이 갖는 동정심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은 그 한마디 말씀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믿음생활을 해야하는지를 함축적으로 가르치고 계신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교회 안에서의 봉사를 강조합니다.

봉사를 하기 위해서 이 모임에도 들고 저 모임에도 들어 정말 정신없이 뛰어 다닙니다. 

우리 본당 얘기는 아닙니다만, 어느 본당의 형제님은 봉사활동에 바빠서 주일 미사를 궐하는 때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주님 사업때문에 그러는 거니 이해해 주시겠지.'하고 말합니다.

 

또 이해가 안되는 것은, 봉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오신 어느 형제, 자매님들은 그 바로 앞에 있는 저녁미사에는 참석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주차장이나 차 안에서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봉사회합에 참석하시는 것을 보면,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가를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봉사도 물론 중요하지요.

그러나 중요성에 순위를 매긴다면, 첫째가 미사를 통하여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고,그 다음이 봉사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믿음생활의 주인은 하느님입니다.

주님께 가까이 붙어 앉아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였던 마리아의 '선택'을 주님께서 칭찬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산 연후에 봉사하는 자세를 갖추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것을 주님께서는 루카복음 10장 38절에서부터 42절까지의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계신 것입니다. 

 

 

 

댓글 3

  • 2006년 8월 10일 오전 7:26

    다니엘 분과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니엘 분과장님의 글을 통해 제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 볼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 2006년 8월 14일 오후 10:29

    <center><img src="http://club.catholic.or.kr/community/asp/club/readImg.asp?schcode=0929&filenm=%25C4%25BF%25C7%25C74%2Ejpg"></center>녹차한잔 마시면서 곰곰히 생각좀 해봐야겠습니다. 과연 나는 어느쪽인지.... 말씀에 귀 기울이는 마리아가 되어야겠는데요~

  • 2006년 8월 15일 오후 11:52

    <img src=http://kr.img.blog.yahoo.com/ybi/1/9d/a0/ing89898/folder/8/img_8_39562_5?11556085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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