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강아지가 한마리 있는데, 이름은 '핑안'이라고 합니다.
중국말 '평안(平安)'의 발음을 따라서 지은 이름이지요.
이름이 이상해서 처음에는 부르기가 거북했는데 여러번 부르다보니 차츰 익숙해지더군요.
이 핑안이는 정상적인 밥보다는 간식을 좋아합니다.
우리가 '개밥'이라고 부르는, 큰 봉지에 들어있는 동글동글한 밥보다는 한 봉지에 천원하는, 작은 봉지에 든 길죽길죽한 간식을 좋아하는데, 어찌나 좋아하는지 제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낌새만 보이면 침대 아래로 달려와서 침대 귀퉁이를 긁어대며 야단을 칩니다.
그래서 제가 일어나면 앞장서서 그 '간식'이 들어 있는 서랍 밑으로 저를 끌고가는 것입니다. 그 간식을 달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몇개 꺼내서 바닥에 던져주면 허겁지겁 정신없이 주워 먹습니다.
이런 일은 제가 퇴근해서 돌아오는 때에도 일어납니다.
핑안이에게는 저라는 사람이 자신에게 간식을 주는 사람으로 밖에 여겨지지않는 모양입니다.
핑안이가 그 간식을 이토록 좋아하고 또 그것을 원하는 모습이 이토록 절실해서 어느날엔가는 이를 많이 사다놓고 제가 원하는대로 주기로했습니다.
전과 달리 그저 제게 쫓아와 쳐다보기만해도 한움큼씩 던져주었습니다.
갯수도 세지않고 그저 핑안이가 원하는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넘치도록 던져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핑안이도 좋아하고 저의 마음도 흐뭇해서 한동안 둘 사이에 아쉬움이라는 것이 없게되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한 사,나흘 지났을까요?
어느 때부턴가 핑안이의 행동이 굼뜨기 시작하더니 먹은 것을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죽길죽한 것이 소화도 되지않고 그대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랐지요.
집사람한테서 많이 혼났습니다. 그렇게 많이 줘 개 죽일일 있느냐고요.
보신탕 1인분도 안되는 개 잡아서 어디다 쓰겠습니까?
그래서 당장 간식을 금식시키고 특별관리를 했더니 곧 정상으로 돌아오더군요.
핑안이와의 이러한 일을 경험하고나서 저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도 이와 똑같은 믿
음의 원리가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주님께 많은 것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물질을, 건강을, 그리고 사회적인 명예와 성공을 달라고, 몸부림을 치면서 간구하지요.
그러면서 그러한 것들이 이루지지 않고 주어지지 않으면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기도를 포기하고, 때로는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냉담으로 돌아서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로는, 하느님은 절대로 우리에게 우리가 간구하는 것을 '넘치도록' 주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넘친다는 것'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기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그만큼만 주십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시나이 광야에서 헤맬때 양식으로 주신 '만나'도 꼭 하루치만 주셨지, 하루치 이상을 갖게되면 구더기가 생기고, 썩어서 못 먹도록 만드셨쟎습니까?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 보십시요.
우리가 굶지않고 '일용할 양식'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총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절실한 간구의 기도가 응답되어지지않고 언제나 그 상태대로라고 생각되더라도 절대로 하는님을 원망하지 말아 주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주시고, 더 훌륭한 길로 이끄시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