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의 손짓

2023. 7. 9. 오전 6:07:34

글자

담쟁이가 성당 벽을 오르고 있습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오른 손을  높이 치켜들고 우리를 환영 하는 듯^^

.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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