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오맨의 단상

2021. 2. 5. 오전 10:53:17

글자

페진이 보내온 글을 공유학자 합니다.


김지형(제오맨) 신부님께서 올린 글 공유합니다. 길지만 다 읽으시고 기도와 응원해주세요.


제오맨의 단상


먼저 “루카복음 10장 29-37절”의 말씀을 천천히 읽어보세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그 율법 교사는 자기가 정당함을 드러내고 싶어서 예수님께,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응답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 버렸다.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


오늘 단상은 푸념을 곁들였기에 좀 “길다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가엾은 마음...어떤 이웃...그렇게 하여라...”


우리는 “어떤 이웃”과 함께 하고 싶어 합니까? 


내 마음에 드는 사람? 나에게 득이 되는 사람?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이웃이 되고 있을까요?


명동밥집이 시작한다고 했을 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김정환신부랑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교회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의 큰 저항과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신자들이 결국 도와줄 것이다.”


지난 번에 글을 올렸을 때 명동 주변 상인들의 걱정과 명동성당의 신자들을 대표하는 분이 찾아왔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 글 참조)


오늘은 일단 명동밥집의 “경과”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유경촌주교님의 제안과 교구장님의 재가로 명동밥집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서 맡아서 이 큰 일을 할 것인가?’의 고민 끝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김정환신부가 맡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주교님들과 교구청의 국장신부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되었습니다.


또한 장소선정에 있어서도 깊은 고민 끝에 옛 계성여고 학생식당에서 이주민센터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일에 명동성당 미사 봉사자가 명동밥집 봉사자 자매님에게 “노숙인들을 왜 이곳으로 들어가게 하냐?”고 뭐라고 했답니다. 


명동밥집 봉사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김정환신부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주교님께서 김정환신부에게 “노숙인들이 후문 쪽으로 다니면 안되냐는 말들이 있어~”라고 했답니다.


제오맨이 주교가 될 리가 만무하지만 아무튼 어느 누구든 그런 얘기를 제오맨에게 하면 “그것은 교회에서 다 고민하고 결정한 사안이고, 노숙인분들이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고, 문제가 생겨도 담당자가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인데 왜 그분들을 후문으로 가라고 말씀하시나요?”라고 하고 담당자에게는 말을 전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구청 내에서도 명동밥집에 대한 안 좋은(?) 시선과 행동들이 보입니다.


절대로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대놓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부인하겠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그런 분위기입니다.


저는 위의 복음말씀을 읽을 때마다 “뜨끔뜨끔” 합니다.


내 마음에 “가엾은 마음”이 줄어들면 어떻게 하나?

내가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사제”와 같은 모습을 가지면 어떻게 하나?

나는 저런 상황에서 이방인인 사마리아 사람처럼 “즉각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과연 그분들에게 “따뜻한 이웃”이 되어줄 수 있는가?


며칠 전에 “열심한 개신교 신자분”이 김정환신부랑 통화하면서 명동밥집의 모습이 너무 좋다며 약소하게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드리겠다고 했고, 5천만원이 입금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부액이 아닙니다. 

명동밥집이 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해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모습이 중요합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이 오랫동안 라파엘클리닉에서 외국인 노동자, 이주민분들을 위해서 진료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그분들이 명동밥집에 와서 노숙인분들에게 진료를 해주고 싶다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서울에서만 서울성모, 은평성모, 여의도성모병원이 교구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있지만 아직 연락이 온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서울대병원의 훌륭하고 따뜻한 의료진들이 노숙인분들을 돌보아주게 되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한 어제는 “2018년에 사제서품”을 받은 후배신부들이 300만원을 모아서 명동밥집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SK의 후원으로 명동 주변 식당에서 만든 도시락으로 노숙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소식은 익히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뒤늦게(?) 신자인 기업의 오너분께서 명동밥집을 후원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많은 일간지에서 취재를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간지에서 취재를 나온 것인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왜 주요일간지에서 취재를 올까?’를 생각해보면 그동안 서울대교구가, 그리고 명동성당이 교회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반면 처음에 명동밥집 홍보 기사를 평화방송에서 내보냈을 때 교구청의 어느 신부님은 “왜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기사를 자꾸 내보내냐?”는 전화를 했다는 후문이...


더 나쁜 것은 명동밥집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 서울시장 후보가 연락이 와서 봉사자로 신청해서 봉사하면 안되냐는 연락이 왔답니다. 그분은 신자이지만 제오맨이 보기에 신자로서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김정환신부도 그런 식으로 명동밥집을 활용(?)하는 것에는 바로 거절을 했답니다.


교회 내부적으로도 명동밥집에 후원하는 SK의 “광고”를 연결해달라는 부탁의 연락이 왔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김정환신부가 제오맨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장 34-35절)


 이 복음말씀대로 “명동밥집”이 될 것 같다고...


 교회를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고,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될 것이고,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이라고...


 제오맨은 지난 번에 말씀드린대로 노숙인분들이 “후문”으로 다니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는 이웃을 돌봐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그 당시 유다인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던 이방인이었지만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었듯이 많은 이들의 반대와 저항에 부딪혀도 명동성당을 거쳐서 명동밥집에서 따뜻한 밥 한끼와 그분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드리고, 샤워와 세탁시설과 재활을 돕는 모든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길을 “곧게” 만들어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네 복음서에 모두 있습니다.)


 페친 여러분들의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쓴 것은 교회의 분열을 일으키기 위함이 아니고 단순 비난을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따뜻한 이웃으로서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쓴 글이니 “지나친 분노와 음주”는 건강을 해집니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오늘 서울대교구에서 부제서품식이 있고, 내일 사제서품식이 있습니다. 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제가 될 수 있게 기도 부탁드립니다.


댓글 1

  • 2021년 2월 5일 오전 11:09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명동 밥집에서 봉사하는 모든 관계자들과 물적 영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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