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비가 간간이 뿌리는 아침이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아마도 은퇴하면?) 해 보리라 생각했던 자원봉사 날입니다
회사 출근대신 커뮤니티 서비스로 평소 근무 시간보다 일찍 마칠 수 있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지원을 하는 이도 있지요.
'구세군(Salvation Army)'과 '성심원(Sacred Heart Mission)' 에서 홈리스들에게 한 끼의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데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겁니다.
구세군에 얼마전 나갔던 동료는 부정적인 견해를 전하면서
봉사를 해 줄 만한 가치가 없는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 마약을 하는 생의 의지가 없는 부랑자들로 느껴진 모양이고
다른 동료는 '아주 보람된 경험이더라 - 또 참가하고 싶다' 고 하니
내가 직접 부딪혀 느껴볼 수 밖에 없는 일이었지요.
미리 받은 이메일에서 그네들을 대할 때의 조심해야 할 행동/건네서는 안 될 말 등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도 앞으로의 인생에서 어떤 암초에 부딪혀 - 사고, 예기치 않았던 불행등으로 이런 처지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이들을 대하라. - 절대 동정의 차원이어서는 안된다 - 이럴때 전, 서구사회(평소에 대단치 않게 여기던 호주사회)의 정신적 성숙함을 느낍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의 기본 매너 - 그 어떤 기존의 틀/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 사람 그 존재 그 자체로 대하는 것 말입니다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맞았구요
St Kilda에 위치한 성심원에 도착,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부엌 겸 식당으로 안내되어
에이프런을 입고 각자 맡은 소임 - 전 과일 샐러드에 들어갈 포도를 추려내는 일이었습니다.
몇 백명 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라 유급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지휘를 하고 각 단체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맡은 일을 해서 한 끼의 따뜻한 풀코스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같이 간 젊은 여자애는 큰 국자로 몇 백개의 바나나를 으깨는 일을 맡았는데 보기만 해도 팔이 아파 보였어요.
테이블 세팅에는 꽃, 물컵, 빵이 기본이고
식사가 끝난 테이블에서 빨리 식기를 받아다 부엌쪽으로 나르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포크와 나이프를 닦아서 준비하는 일
설거지된 많은 양의 냄비, 오븐그릇을 저희는 마른 행주로 닦고
마지막 바닥청소까지 하고 나니...
한 끼의 음식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만한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그 곳에 온 사람들은 깔끔하고 양복을 입은 사람도 있고
인텔리전트하게 보이는 노신사도 있었고
딸아이를 데리고 온 실직해 보이는 젊은 아빠
이 사회에 그 어떤 이유로 편입되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살고 있는 사람들
진주 목걸이까지 하고 곱게 화장하고 온 서너명의 친구같은 할머니들
다 사연이 있겠지요
커피에 디저트까지 먹고 그들은 떠났습니다
그런데 왜 내 가슴 한켠이 저린걸까요
아아 인생은....
성심원을 나서니 화창한 오후였습니다
알리앙스 프랑세즈 건물이 보이고
바다가 가까운 St Kilda Sacred Heart Mission 에서 보낸 한나절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