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기다리며..

2010. 8. 15. 오전 9:17:31

글자

 

 

물론 서울은 아직도 덥지만,

입추가 지났습니다..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날씨가 조금은 견딜만 합니다.

찌는 듯한 열대야에 잠을 설치던 것도 잊어버리고

다가올 계절을 기다립니다.

고가도로 아래서 사람들은 빨간 고추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오는 색깔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방학은 서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 외에는

그저 빈둥거리면서 텔레비젼 연속극을 열심히 보고,

늦잠을 자면서 할 일 없는 허우적거림을 하였습니다.

그냥 일없이 노는 것도 좋았지만

그대로 평생 이렇게 사는 것은 지겨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방학을 맞이합니다.

 

그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지 않겠노라고 맘먹으면서

또 시작을 해봅니다.

언제나 매 순간이 시작인 것 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마음 속에 정리되지 않았던 미움들의 정체가 무엇인가

차분히 떠올려보았습니다.

쉽게 용서되지 않는 일들..그건

시간을 보내지 않고 거기에 머물러 살기 때문이었습니다.

매순간 지나가는 시간을 몰랐던 것입니다.

 

외다리를 하고서 살아가는 사람들..

한쪽 눈을 잃고서 살아가는 사람들..

귀가 들리지 않는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나도 그 중의 하나인양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외다리로 허우적대다가 넘어져서

부딪힌 사람을 용서한다고 떠벌리고 고통스러워하기 보다는

넘어지지 않도록 외다리로 조심스럽게 걷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

더 나은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감당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인내하게 되고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사랑이 무언인가 생각해봅니다.

들끓고 이글거리는 감정의 폭포가 사랑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조심스레 알아가는 나이..

서로를 견디고, 서로를 참아내며,

존재자체를 인정해주는 일이 사랑인가봅니다.

그래서 사랑안에는 좋은 기분만 가득한 것은 아니니..

존재자체가 사랑이라는 것을 문득 깨닫습니다.

 

대상이 있으니까 마음이 생기는 것..

스스로의 마음을 간직하고 만들어가면서 살아가는 것..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삶을 배우는 것..

빈둥대던 여름방학의 숙제였습니다.

낼부터 수강신청이니

달달한 늦잠은 끝나버렸습니다.

출근을 하고 일을 해야 하나봅니다.

그채로 세월은 가겠지만,

그 속에서 나는 익어갑니다.

빠알간 고추처럼 말입니다.

 

 

 

댓글 2

  • 2010년 8월 15일 오후 4:14

    송 교수님께 빠알간 고추처럼 화끈하고(?) 멋지고 후회없이 영글어갈 가을을 기원합니다...

  • 2010년 8월 15일 오후 9:47

    마음 따스한 가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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