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 남편의 넋두리..

2009. 1. 10. 오전 3:34:44

글자

신혼적에 와이프가 설거지하고 있을 때 뒤에서

꼭 껴안아 주면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설거지 중에 뽀뽀도 하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설거지 할 때 뒤에서 껴안으면

바로 설거지 꾸중물이 얼굴에 튕깁니다. 우째 이런 일이....

 

신혼적엔 월급날엔 정말 반찬이 틀렸습니다.

반찬이 아니라 요리였습니다.

지금은 월급날 "쥐꼬리 같은 돈으로 사네, 못사네" 하면서

바가지 긁히며 쪼그려 앉아 밥 먹습니다.

 

신혼때 충무로에서 영화보고 수유리까지 걸어오며

절반거리는 업고 오기도 했습니다.

엊그제 "자, 업혀봐" 하며 등 내밀었더니 냅다 등을 걷어 차였습니다.

엎어져서 코 깨졌습니다.

 

신혼 때는 집에서 밤샘 작업 한다 치면 같이 잠 안 자며

야식 해 주고 했습니다.

지금 집에서 밤샘 작업 하다가 밥 차려 먹을라 치면

슥 나와서는 "부스럭 거리는 소리 시끄럽다" 며

조용하라고 협박 하고 들어갑니다.

신혼 때는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 한다 했습니다.

지금은 당장이라도 찢어지고 싶답니다.

(자식 때문에 참는답니다.)

 

기상 시간이 늦는 나를 깨울 땐 녹즙이나

맛있는 반찬을 입에 물려주며 깨우곤 했습니다. 신혼땐 말이죠.

지금은 일어나 보면 혼자 싹 밥 먹고는

마실 나가고 식은 밥 한 덩이 흔적도 없습니다.

 

신혼땐 생일 선물 꼬박 꼬박 챙겨 받았습니다.

(슈퍼 겜보이, 슈퍼 컴보이, 네오CD, 새턴, 플스, 컴퓨터...)

지금은 내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혼땐 내가 새로운 일을 시도 한다고 하면

적극 찬성하고 밀어 주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일 한다 말 꺼내면 죽습니다.

(그나마 없는 살림 많이 말아 먹었던 죄가 있으므로..)

 

 

근데

내가 이렇게 글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밤에 아들은 잠들고 누워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내 옆에 있는 리모컨 달라고 하기에

"뽀뽀 해 주면 주지~" 라고 말 했습니다.

리모컨으로 입술 무지 아프게 맞았습니다.

뽀뽀해 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죄인지 진짜 몰랐습니다.

 

저, 아직도 입술이 얼얼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

댓글 4

  • 2009년 1월 10일 오전 6:34

    어쩐지;;;; 잠안자고 새벽에 올렸다했지...........

  • 2009년 1월 11일 오전 10:05

    ㅋㅋㅋ 졸업식에서 '내남자의 여자'를 봤는데 보기보다는 사나운가봐요 ? 평소에 잘좀 하시지 그러셨어요?

  • 2009년 1월 11일 오후 6:00

    혹시??? 입술로 맞은거 아닌가??? 얼얼한걸로 봐서.......ㅎㅎㅎㅎ

  • 2009년 1월 12일 오후 7:06

    아네스! 심하다......... 언니가 생각하건 데.... 형제님은 그렇게 살아야 재밌데... 동정하지마라니까 글쎄 %%%

잠시 웃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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