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역 1번출구에 내려서 보니 성당도 성당사인도 안보이네,물어보니 뒤로가야 오금동성당이 있대-
그걸 모르고 몇걸음 앞으로 걷다가 참해보이는 여자가 가르쳐주는 대로 오금동 성당을 찾아가는데 생각보다 멀어,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몇걸음 안 걸어 호흡이 엉기면서 아유 로사야 그런 탄식이 눈물과 섞여 비처럼 후두둑 떨어지더라. 성당마당에 버티고 있는 검고 긴 캐딜락. 로사가 누워있었을 캐딜락등어리를 잠시 쓸어주고 성당안을 들어서니 윤베드로 흰 뒷머리가 보여 그 옆에 인사도 없이 앉았다. 베드로는 눈감고 있다가 언제 날 봤는지 손 한번 잡아주고 다시 보니 금란이 앞에 있고 프카도, 은희도 혜경도 심로사도 알퐁소도 또 용미도 창순도 여기저기 식구들이 보이고 내 옆에 영순안젤라가 앉더니 손수건도 없이 흑흑 소리내고 울어, 그래 내가 내 손수건 빌려달라고 하면 절대 안돼 하고 한마디하다가 옆구리 쥐어박히고 그러는데 로사가 아들이 든 사진 안에서 백만불짜리 그 환한 미소로 들어오더라- 아유 로사야, 또 후두둑 비처럼 눈물을 떨구고 입당성가도 못하고 그러다가 성체영하러 나가는 길에 관에 가서 로사 발치쯤 되는 곳에 손 한번 얹고 영순도 그러고 인재도 그러고 --
그곳이 성남인가, 화장터- 14명의 죽은 이들을 태우는데 로사는 4번 구멍에서 화장- 그 예쁜 미소와 가지런한 치아와 보라색이 썩 잘 어울리던 하얀 목덜미와 분홍색 입술과 - 서종희학업중, 서종희 열애중, 서종희임신중, 서종희볼일보는 중, 서종희인생의 숱한 무엇을 하는 중에서 그런데 2010년 7월 15일 오후 1시 서종희 화장중이라고 4번에서 화장중이라고 네온게시판에 크게 오래 떠있었다-
야윈 얼굴에 코만 더 우뚝한 로사외아들이 가루가 된 로사를 얇은 가슴에 안고 또 차를 타고 용인천주교납골당으로, 순진언니, 나탈리, 창순, 오후세시 용미 우리 모두 손 서로 꽉 잡고 그 뒤를 따라 땡볕 따갑게 내리 쬐는 애칭 로사의 새 아파트로 따라갔다네- 아래에서 3번째 층인데 넘버가 길어서 못 외운다. 돗자리도 없이 맨 흙땅에 엎으려 두번씩 절하고, 머리 허연 난 안하고 그저 서있었다. 그러고 돌아오는 길- 로사가 그 애교스런 경상도 말로 조심해가세요, 너무들 울지말고, 잘들 챙겨 먹고 - 그러면서 손 흔드는 것 같아. 로사몸이야 그 좁고 어두운 납골당안에 있지만 혼은 이제 그야말로 자유롭게 훨훨 하늘과 우리맘과 우리사이를 날아다니길. 하나아들 뒤도 돌보고 -
순진언니 왈, 신학원때 너무 행복해서 어떻게 서로 이별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이렇게 죽음으로 이별하는 것이라고 로사가 가르쳐주네 - 하고 허허 웃었어. 살아있는 동안 맘을 다해 서로 위해주고 아껴주고 그리고 죽으면 하늘에서 또 사랑하며 같이 지내자는 모니카의 글에 아멘하고 답했다.
이원희 엘리사벳은 이제 담 목요일에 아들손주보고 밥 좀 해주러 갔다가 9월 초순께 돌아와요. 건강하게 여름 잘 보내시고 제가 돌아와서 윤양현아드님 결혼식 축가봉사,약간 강제성을 띤 거지만, 열심히 연습하십시다. 아- 강섬이 언니도 오랫만에 봤네, 손에밀리오도. 모두 평화많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