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고 시간은 흐르고

2011. 1. 13. 오후 12:04:57

글자
우리모두는 사이좋게 한살씩 더 먹었습니다.
천국이 더 가까와 졌고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조금 더 당겨졌습니다.
잠에서 깨어 그대를 바라볼 수 있다면 - 그런 노랫말이 있지만 난 매일 아침
늘 같은 생각으로 잠에서 깹니다. 아- 내가 육십살이구나,
오래 전부터 그래왔어서 거의 버릇처럼 되었어요, 오늘 아침엔 아- 내가 육십한살되는구나-
그런 생각으로 늦잠에서 일어났지요. 어제 영 잠이 안와서 에이 내친김에 버티다가
새벽미사 다녀오자, 그리곤 미사내내 하품하고 돌아와서 곧바로 잠들어 조금 전에 일어났지요
지금은 늦은 아니 이른 오후, 성북동 내 집 창으로 건너다 보이는 산과 집들이 눈으로 하얗고
햇살은 환하게 퍼져 있습니다.
연말부터 해서 10여일, 남쪽 섬으로 돌아다니다 엊그제 돌아왔습니다.
돈 떨어져서 할 수 없이.
아랫쪽엔 눈이 한 점도 없습디다. 그저 편안하고 조용한 바다만 환하게 펼쳐져 있고 사람들은
느릿느릿 걷거나 앉아 있었습니다. 내가 왜 여기서 살지 않는지 이유를 두가지만 대 봐-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출했지만 답은한가지, 야욕의 불이 꺼지지 않아서? - 아무튼, 내 여동생 말대로 개뿔도 하는 것
없이 아들도 손주도 떠나서 혼자 이러고 있는 이유가 뭐지, 하는 화두를 피정에 가지고 갔는데
아, 참, 나 분도명상의 집 시편 명상 피정 다녀왔어요. 피정 의자에 엉덩이를 채 붙이기도 전에
신부님이 거두절미하고 하시는 말씀, 하느님이 이미 시작한 여러분의 삶을 여러분이 자신의
생각으로 다시 시작하지 마세요, 자신의 의지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행복합니다-
이러시는 거예요, 아이구, 성령님, 성질도 급하시네, 사람 숨이나 좀 돌린다음 말씀하시지.
암튼, 피정 3일동안 내내, 그 말씀을 되풀이합디다. 아유 됐습다, 고만하세요,
그러고 슬슬 돌아다닌 남쪽의 섬들과 바다와 햇살이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2월 초에 세번째 손주놈 보러 아들네 갈텐데 산행 그 전에 했으면 참 복이련만
내 맘대로는 안 되는거고, 혹시 나 없이 가는 계획짜지면 잘 들 다녀오세요
자연을 즐기는 것보다 더 수지맞는 일은 살아있는 동안 없을겁니다.
뉴욕은 자연보다는 문명이 판을 치는 곳이라 시간지날수록 삭막하고 답답합니다
아들손주 다 있는 집으로 가면서 끙끙거리는 나도 꼴불견이지만 산도 들판도 없는 거기-
휴- 암튼 다녀옵니다. 그 전에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님 술한잔 하시든지요. 지난번 모처럼 만나 점심만 먹고 맨 정신에 햇빛 환한데 집으로
돌아오려니 슬프기 까지 합디다. 회장님예-통촉하소서- 
 
 
 
 

댓글 1

  • 2011년 1월 15일 오후 5:27

    이 글은 제일 먼저 읽고 반가운 마음 표시하려다 놓치고 글쓰기 잘못하다 날아가고 이제야 글올리네... 세째 손주 보러가는 자기가 부럽구먼,,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적한 곳을 찾는 모습이 아주 좋아 보이네. 지금 안양 모락산 밑 피정의 집에 와서 잠간 들어 왔어.. 복음때문에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거든.. 암튼 미국 잘 다녀오시길,,,